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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22. 2023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만약이란 가정을 한다면 감사할 수밖에 없다.

올해 나의 목표는 매일 책을 읽고,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인데 어제는 그 목표를 실천하지 못했다. 토요일 나들이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사고 현장에서는 가족들 앞에서 무덤덤하게 행동했지만 두통에 머리가 울리고, 손발이 저려옴을 느낀다. 혹여 손에 마비가 오는 것이 제일 걱정되는 이유는 글쓰기를 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힘든 관문을 통과해서 어렵게 프로야구 선수가 되었는데 입스가 와서 그렇게 사랑하던 공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나는 글쓰기를 못 하게 되는 것이 제일 두렵다.


 나와 우리 가족은 신호 대기 중이었는데 뒤에서 작은 유조차가 와서 우리 차 뒤에 있던 차를 덮치며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가서 마주 오던 차량까지 피해를 준 대형 사고였다. 그런 사고 현장을 보기만 했을 뿐 현장의 피해자로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었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감사하게도 우리 가족은 가벼운 타박상 정도만 있을 뿐 외관상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말로만 들었던 교통사고의 무서움은 하루하루 지나면서 나에게 찾아왔다. 손가락이 저리고 머리가 울리며 두통이 나를 괴롭게 한다. 아내가 하는 말이 들리기는 하는데 ‘웅’하는 소리로 울리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경찰서, 정비소, 보험사에서 오는 전화는 그냥 네라고 대답할 뿐 주의 깊게 대답하기 어려웠다.


 예전 겉으로 보기에 외상이 없는 사람이 왜 입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나이롱환자라고 속으로 비난했던 내가 부끄럽다. 막상 이런 상황 속에 있으니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것에 입을 대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사고 현장에서 보험사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별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나쁜 짓을 하며 살아온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이유를 찾는 대신 지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한 이유를 찾는 것이 더 쉬웠다. 내가 살아 있고 우리 가족이 무사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출고된 지 1년 조금 넘은 차가 반파되지 않은 것도 감사한 일이다.


 계속되는 어지러움과 통증으로 일주일 휴가를 쓰고 병원에 입원하였다.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일주일 통으로 쉬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이번에는 치료를 위해 일주일을 병원에서 보낸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한 이 공간이, 감사할 줄 모르는 내 마음도 치료해 주었으면 좋겠다. 말로만 행복하고 싶다고 하지 않고 감사함으로 행복함을 느껴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이 나에게 허락된 것을 감사함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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