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그리고 책임감
어제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문득 브런치 스토리에 발행된 내 글 숫자를 보니, 갑자기 올해 세웠던 목표가 생각났다. 양의 글쓰기를 하겠다는 목표의 세부 실행 사항인데 브런치 스토리에 1,000개의 글을 발행하는 것이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로 선정된 지 고작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양질전환의 힘을 믿으며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이번 달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매일의 글쓰기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지만, 2년 전부터 매일의 글쓰기를 통해 쌓여가는 내 글이 언젠가는 나를 질의 글쓰기 세계로 이끌어줄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믿는다. 뼛속까지 이과생이었던 내가 글쓰기를 하는 것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지만, 매일의 글쓰기를 꿈꾸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양의 글쓰기에서 질의 글쓰기로 전환되는 시점을 대략 1,000개의 글이 발행된 시점으로 생각해서 올해 목표를 선정한 것도 있고, 무조건 많이 써야 글쓰기 실력도 늘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모하게 도전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처음 글쓰기를 할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주변의 응원은 이런 믿음을 더욱 신봉하게 만든다.
글쓰기 모임에서는 내가 브런치 스토리 작가를 5수 만에 된 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모임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어제 글에서 이런 고백에 놀라셨던지, 몇몇 분께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5수 만에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되었으니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특별한 비법은 없다.
"어떻게 하면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될 수 있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늘 "주변에 일타 강사분을 알고 있는데 소개해 드릴까요??"라고 답하며 직접적으로 내가 비법을 전수하거나 코칭해드리지는 않는다. 나는 고작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브런치 스토리 작가라서 그럴 실력도 없고 자격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매일의 글쓰기를 하며 양의 글쓰기가 질의 글쓰기로 변한다고 믿는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주변의 간곡한 부탁으로 내가 브런치 스토리 작가로 선정된 과정을 알려드렸는데, 내가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방향성'이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작가의 서랍에 발행된 글과 브런치팀에서 요구하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첫째, 작가님이 궁금해요 둘째, 브런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네 번이나 떨어졌던 이유는 내가 쓴 글과 질문에 대한 답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의 서랍에 발행된 글과 앞으로 내가 활동할 계획이 일치해야 하는데 서로 다른 방향을 보인다면 내가 브런치팀이라도 절대 작가로 선정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을 방치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쓸 수 있다. 또한 이 글을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자유롭게 공유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결국 자신의 목소리와 글이 세상에 전하는 파급력의 결과는 본인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쓰거나, 타인을 비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글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며 대중을 현혹시키는 세상에서 사실 여부와 함께 글의 방향성은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다. 내가 어떤 글을 쓰겠다는 작가의 신념이 투영된 글의 방향성은 누가 읽느냐에 따라 영향력과 파급력은 달라진다고 믿기에 작가는 독자를 고려해서 더욱 신중하게 사실적인 글을 써야 할 것이다. 아직 미숙한 작가라 추정된 글을 몇 번 쓴 적이 있는데 주변의 작가님의 지도로 서둘러 수정한 글도 있다.
사실에 입각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글, 누가 읽고 어떤 영향을 줄지는 글이 발행된 이후에만 알 수 있다. 그래서 글을 발행하기 전까지 숙고와 퇴고가 필요하며, 작가는 독자를 생각하며 온전히 자신만의 글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글쓰기는 어렵고 책임이 필요한 것이다. 아직 초보 작가이지만 5수 만에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된 초심을 절대 잊지 않으며 진정한 작가로 거듭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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