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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Nov 27. 2024

사자와 장미

상처와 가시가 있어야 하는 이유

 내가 좋아하는 동물인 사자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경쟁자들이 우글거리는 상황 속 배를 보이며 낮잠을 잘 정도로 배짱 두둑한 행동을 하며 자신의 위세를 펼친다. 물론 아기 사자들은 암사자의 보호가 없으면 언제나 일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하이에나의 먹잇감이 될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 언듯 보기에도 체급 차이가 수사자를 제외하곤,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하이에나의 무리는 사자에게 위협으로 존재한다.



 사바나 초원의 질서를 모르는 인간의 눈에는 사자의 지위가 거저 얻어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자의 일인자 지위는 절대 거저 얻을 수도 없고, 신께서 부여하신 것도 아니다. 아무리 사자라도 병이 들어 약하거나 부상을 입은 상태라면 언제 하이에나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기에 사자의 지위는 절대적이지 않다. 이런 위협 속에도 사자는 백주대낮에도 배를 보이며 낮잠을 자기에 우리는 사자를 가리켜 백수의 제왕이라 부른다.


 수사자의 화려한 갈퀴를 보고 사자의 멋스러움을 평가할 때가 많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수많은 상처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사바나 초원에서 화려함은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는 수많은 전투 속에 피어나는 장미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very lion has scar"라는 문장처럼 상처 없는 사자는 없고, 진정한 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처가 있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상처가 없다면 사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꽃, 그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사랑을 고백하거나 표현할 때 메신저의 역할하는 장미는 모양이나 향기만으로도 그 어떤 꽃도 쉽게 대적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움의 일인자로 평가받는다.


 붉은 장미를 가문의 상징으로 삼은 랭스터가와 흰 장미를 가문의 상징으로 삼은 요크가의 30년 간의 왕위 쟁탈전을 장미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장미도 꽃뿐만 아니라 가문의 일인자를 알려 주는 표식이자 상징이었다. 장미 전쟁이 결혼으로 두 가문의 화합을 이루며 마무리된 것처럼 결혼식에서 장미는 신랑과 신부의 가문의 연합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미도 가시 없인 장미라 부르기 힘들다. 아름다움을 눈앞에서도 목도하기 위해서는 가시에 찔릴 각오를 하며 장미에게 다가가야 할 정도로 장미와 가시는 서로를 상징하며, 가시 없는 장미나 장미 없는 가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Every rose has its thorn"이란 문장처럼 장미가 되기 위해선 가시가 있어야 하며, 가시가 없으면 장미라고 불리기 어렵다.



 할 수만 있다면 상처와 가시를 원하지는 않겠지만 상처 없는 사자나 가시 없는 장미처럼 존재를 존재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가 없다면 감히 존재로 부르기 어려우며, 존재로서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상처를 얻기까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하고, 가시에 찔려 피가 날 수도 있지만 사자를 사자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상처이며, 장미를 장미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가시다.


 상처가 생기는 것과 가시에 찔려 피나는 것을 두려워할 수도 있겠지만, "No cross, no crown"이란 문장처럼 고통 없이는 영광도 없다. 고통 없이 영광을 꿈꾸는 것은 욕심이며 동시에 헛된 바람이다.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대가 지불을 해야 하고, 대가 지불 없이 누리는 모든 것은 거짓이자 허욕이며, 부질없는 것이다. 영광의 면류관을 위해서는 고통의 십자가를 짊어질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너무 쉽게 얻으려고 했던 과거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상처와 가시라는 대가 지불을 통해 영광의 길로 들어갈 것이다. 쉽게 얻을 수 없다면 얻기까지 치열한 노력과 고통을 감내하며 상처가 생기고 가시에 찔려 피가 난다 할지라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이라 할지라도, 나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서 상처를 만들고 가시를 만들어 사자와 장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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