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라서 케이크를 보.냈.어

한번 낳았을 뿐인데...

by 유앤나


생일을 맞아 케이크를 '보냈다'.

엄마와 아빠에게.


딸이 태어난 날을 축하하는 미래의 딸!

의 귀여운 낭만적인 이벤트 보다는

요즘들어 평생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떤 무게일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번(?) 낳았을 뿐인데 평생(!) 부모라니...!



내가 몸이 아플 땐 당연하고, 무슨 작은 일이 당연히 생기거나, 혹은 아무 일이 없어도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하는 부모의 삶. 그건 너무나도 무-거-운 기쁨이 아닌가. 그래서 올해도 잘 버텨낸 부모의 삶을 축하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엄마 아빠는 와인을 마시며 조촐하게 파티를 한다며 영상을 보내왔고, 덕분에 우리는 서로를 축하했다.



케이크 귀엽죠 스케치북 낙서 느낌이랄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했다.

내게 자식이 있다면, 아주 아주 엉망인 선택은 덜 할지도 모른다고.

누군가를 지켜야 해서, 그러려면 내가 바로 서야 해서, 어떻게든 잘 살아야 해서.


우리는 서로를 버티게 하고 지켜주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보호받는대로, 보호하는대로, 서로가 서로를.


그러고보면 생일에는 사실 주변 사람들이 축하받아야 할 지도 몰라.

한 해 동안 나를 살게 하고, 웃게 해줘서.

그렇게 나 또한 일 년을 틈틈이 축하받으면, 더 살맛이 나지 않을까.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서로에게 '의미'를 주는 게 전부라면,

그 사이사이, 후회와 아쉬움 없이 서로에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바로 생일인가 보다.

태어난 걸 축하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지켜준 날들을 세는 날로.



내가 태어난 날이지만, 동시에 나를 살게 해준 사람들을 기념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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