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직업을 찾는 모험 ep.35
요즘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는데 여러 일이 있었다.
가을에 결혼할 예정이라 가족들과 가족여행을 일주일 넘게 다녀왔고, 그 후 그림 그리는 일에 약간의 번아웃이 와서 모든 일에 의욕을 잃었었다.
일이 많은 것도 아닌데 번아웃이 왔다는 게 어이가 없어서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힘을 내려해도 힘이 나지 않는 걸 보고 무기력함을 인정했다.
또, 잠시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단기 알바 수입이 계약기간 종료로 끝나면서 좀 더 조급해지고 불안해졌던 것 같다.
해야 하는 일만 겨우 꾸역꾸역 하며 버티면서, 소소한 외출도 하고 환기를 시켰더니 또 의욕이 조금씩 돌아왔다.
오늘은 가족여행 중에 썼던 글로 다시 연재를 재개해보려고 한다.
드디어 올해 초부터 준비하던 상담사 재취업에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지난번에 말한 상담사 연구과제 일이 시작돼서 이제 2주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성공한 이유는 상담이 10월 안에 끝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경력이 다시 쌓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취준의 결과가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상담을 시작하는 첫 주에는 일주일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이 되었다.
상담을 하는 당일에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귀에 들릴 지경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일을 첫 단추부터 망칠까 봐 불안을 떨치기 어려웠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첫 회기를 진행한 결과, 다행히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얼마나 긴장을 했었는지 저녁을 먹지 않고 상담을 연달아했는데도 배가 하나도 고프지 않다가, 집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급격히 배가 고파졌다.
집에 돌아가는 길, 시작을 무사히 열었다는 안도감과 앞으로의 상담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뒤섞였다.
며칠 뒤 다음 상담을 준비하면서 집에 있었던 상담 책들을 이것저것 뒤적여보았다.
오랜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니까 재밌기도 하고, 공부했던 것들 중 잊어버린 게 많아 안타까웠다.
상담 공백 기간 동안 IT회사에 다니며 전혀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를 해봤다.
이제는 상담 공부를 시작하면서 기획에 대해서는 또 많이 잊혔을 거다.
기획도 못하고 상담도 못하는 어정쩡한 멍청이가 되는 대신 이왕 시작 상담을 다시 열심히 공부해 보자고 다짐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상담의 문을 닫아버렸다가 다시 열다니. 미래에 무슨 일이 펼쳐질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숨겨진 의미를 찾는 일이 재밌으면서도 늘 어렵다.
예를 들어, 같은 우울증을 겪고 있더라도 원인과 해결방법이 제각각이라 늘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앞으로가 기대되면서도 걱정되지만 이미 시작한 거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봐야지.
그저 다시 시작한 이 일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이 글은 결혼해서 유부가 되기 전에 가족들과의 마지막 가족여행을 떠나는 중에 쓰고 있다.
약 일주일 정도의 여행이라 그동안 그림이며 공부며 제대로 못할 것 같아 미리 해놓는다고 열심히 하긴 했는데, 기대만큼 끝내놓지 못해 여행 중에도 그림을 그리고 공부를 했더니 점점 지쳐가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여행 이틀째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고질병인 손목이 다시 아파져서 그림 그리는 건 쉬고 있다.
여행 중 이동시간이 많아 그때마다 임상심리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었지, 여행하며 체력이 떨어지자 점점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일단은 여행을 왔으니 여행에 집중하고 밀린 일은 미래의 나에게 맡겨보기로 한다.
미래의 나야,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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