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사옥

EP12, 이맥스시스템 사옥, 솔토지빈

by 건축에세이 일렁

[Prologue]

이맥스시스템은 건물 설비 시스템과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설립 20주년을 맞아 서초구에 새로운 사옥을 건립했다.

지하 관제실에서는 사옥을 비롯해 서울시 내 1,300여 개 학교의 설비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고, 건물의 수명 연장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미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평면과 입면 계획을 통해, 건축의 기후 윤리에 작은 실천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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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우위 전략, 규제의 활용]

대상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에 해당되므로 건폐율 50%, 용적률 250%의 제한을 가진다. 대로에 면하는 건물임에도 규제로 인해 지상 5층 정도밖에 올릴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건축가는 지상 3~5층에 주차장을 계획하여 용적률 산정용 바닥면적에서 제외시키고, 녹색건축인증 취득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까지 적용하여 지상 10층 규모로 사옥을 완성하였다.

이렇게 사옥의 시인성을 높이고 낯선 자극을 주는 것이 마치 생태계의 우위 전략처럼 느껴진다.

KakaoTalk_20251009_162043172.jpg 지상 7~9층 사무실 평면도

층별 용도는 3~5층 주차장을 기준으로 하부에 근생, 상부에 사무실을 계획했다. 답사 당시에는 지하층을 입주시설 없이 직원 공용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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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1층 로비 및 근생 / 사무실

최상층인 10층에는 대표실과 접견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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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실 / 접견실


[적응과 진화, 변화에 대응하는 주차장]

주차장을 지하의 고정된 형식이 아닌 지상 3~5층의 외부 공간으로 계획하여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또한, 미래의 이동수단의 변화에 따라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도 있다.

주차장 모서리를 따라 트렌치를 깔고 슬라브 끝단을 경사지게 처리하여 배수가 원활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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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M의 1111 Lincoln Road처럼 실제로 파티나 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하며 가로 경관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이 드러난다면, 주차장을 상부에 배치하는 전략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 같다.


[그물망 외피, 다양성을 포용하는 토대]

구조체를 입면으로 가져오면서 일반적인 주차모듈에서 해방되었고 보폭만큼의 깊이감을 가지는 균질한 중성적 입면을 구성하였다. 층별 용도에 따른 매스의 분절, 데코보코, 재료 및 색상의 변주가 없는 통일된 그리드 외피이다.

'그물망 외피'로 설명되는 구조체이자 입면은 창호, 태양광 패널, 플랜트 박스 등 다양한 파츠를 장착하고 있으며, 미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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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파츠를 장착한 외피의 모습


[생태적 매트릭스]

앞서 설명한 요소들은 '생태적 매트릭스'라는 개념에 수렴한다. 건축가의 설명에 의하면 생태적 매트릭스는 '현대 도시가 갖고 있는 복합적인 맥락과 기후 윤리 같은 단선적 개념만으로는 정착이 어려운 개념을 건축화하기 위한 언어이다. 생태성과 대지, 건축의 원리와 프로그램은 생태적 매트릭스라는 개념 아래 통합된다.'

matrix가 포함하는 토대, 그물망, 네트워크 등의 의미를 적용하여 주먹구구식으로 이해해 보자면, 건물은 변용 및 변형이 가능한 주차장과 외피를 통해 도래하는 미래, 즉 주변 변화에 맞추어 적응하는 생태적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Epilogue]

작년 말, 오픈하우스서울을 통해 담당 건축가님의 동행 하에 답사를 진행하였다. 1년이 지난 후에 글을 쓰려니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기억이 생생할 때 텍스트로 박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글쓰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이미지출처]

H&dM의 1111 Lincoln Road

https://www.herzogdemeuron.com/projects/279-1111-lincoln-road/

https://www.miamiandbeaches.com/l/business-resources/1111-lincoln-road/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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