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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Apr 23. 2019

준다는 것

by 래연


준다는 것/


  나는 어디를 여행가면 기념품으로 잘 사오는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컵이다 보통 머그컵을 사고 가끔 맥주유리컵을 사기도 한다. 언젠가 혼자사는 날이 오면 여러나라에서 사모은 컵들을 진열해 놓고 쓰고 싶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친구가 있는 싱가폴에 처음으로 갔을때 두개가 세트인 컵을 사왔는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이즈에 이쁜 식물패턴이그려진 컵이었는데 가족들중 누군가가 깨먹어서 맘이 아팠던 적이 있다. 


  두번째로 싱가폴에 갔을때는 현지인처럼 돌아다니느라 멀 산게 없었다. 그래서 아쉬워서 오는길에 공항에서 까맣고 반질반질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머그컵을 사왔다 또 누군가가 깨먹을까봐 한동안 찻잔에 넣어두고 안꺼냈었는데 어느날 아끼다가 똥되겠다 싶어서 꺼내서 쓰기 시작했다.


  우리엄마는 믹스커피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래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뱃살이 나온다고 해도 끊을 수가 없다고 하는 엄마의 행복한 시간이다. 그런데 며칠전에 엄마가 그냥하는 말이었는데 내가 사온 그 까만컵에 커피를 타마시면 그렇게 맛있다고 했다. 나도 이쁘다고 생각하는 컵이라 좋아했었다. 


  나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밤중에도 물을 잘먹는데 엄마가 그말을 하고 나서부터는 그 컵에 물을 따라마시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엄마가 기분좋게 그 컵에 커피를 타서 먹을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기를 몇 번 하니 내가 엄마에게 그 컵을 준거구나 생각했다.


/ 가고싶은곳으로




by 래연

instagram @lae_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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