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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ul 23. 2019

제주 떠돌이

by 감성옥장판

제주살이 4개월 차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꾸준히 작업을 해서 제주시리즈로 엽서 북 두 권과 스티커를 만들었고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서 굿즈도 만들었고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으며

새로운 제주시리즈를 구상 중이다



우연히 머물게 된 곳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대가로 지내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제주에서 살아갈 희망을 품었고

그렇게 나의 제주살이는 시작되었다.



내 인생이 언제 평탄하게 한 번에 흘러간 적이 있었던가,,,,


여러 가지 많은 일들과 이유들로 인해서 결국은 추진 중이던 일들은 모두 엎어졌고

지내고 있던 곳에서도 나오게 되었다,

그동안 정 붙이며 지내왔던 곳에서 나오게 되니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된 거나 다름없는,,,,,,,


지낼 곳을 알아보며 며칠을 여기저기 떠돌며

갑작스레 제주에서 떠돌이가 되어버렸다.


겨우겨우 겨우 한 달 정도 있을 곳을 구해서 들어갔지만 또다시 3박 4일 동안은 밖에 나와 있어야 해서 

지금도 이틀째 다른 동네에서 머무는 중이다.


어디서 지내야 하나,,,,

갈 곳은 있으려나,,,

걱정과 고민에 머리가 아픈 와중에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 한 가지..


"서울에 집 놔두고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그렇다.

서울에는 엄마 아빠가 살고 있는 집도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집도 있다.

하지만, 여기 제주에서

지금 나는 집 없는, 방 한 칸 없는 떠돌이 신세 일뿐이다..


제주에서 몇 년째 터를 잡고 계신 지인분께서 말씀하시기를,,

"그걸 못 견디면 육지로 돌아가는 거고, 그걸 견뎌내면 제주에서 터를 잡기 시작하는 거고."



잡도 뭣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딸랑 캐리어 하나로 시작한 나의 제주살이.

서울 집을 당장 정리할 수도 없고, 나는 돈도 없다.

정말 한 푼도 없다.

여기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도 어렵다.



"아니,, 서울에 집 놔두고 왜 여기서 이라고 있는 건데..???"


당장 다음 달에는 어디로 가야 하나,, 어찌하나,,,

뭘 해야 하나......

매 순간, 매 시간마다 머릿속에 걱정과 근심을 달고 있지만,,


즐거운 나의 집, 방 한 칸 없는 달방 살이 떠돌이 신세지만

아직은 꿈을 꾸고 있고 찾고 있고 잡고 있고

제주에서의 하루하루가 버겁지만 소중하다

고생스럽지만 아직은 행복하다.


걱정과 근심도,

그걸 잠시나마 한 방에 잊게 해주는 제주라서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제주라서,,


아직은,

제주 떠돌이 할 만하고 하고 있다. 

나는야, 제주 떠돌이다.





by 감성옥장판

instagram @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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