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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Aug 23. 2019

내일의 삶

by 승민



잠을 자야 하는데 눈꺼풀 사이로 자꾸 해가 뜬다. 새벽일이 끝나고 누우면 온몸의 피부에선 열이 끓는데 근육은 아래로 녹아내린다.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은 오지 않는다. 눈을 감고 내일을 위한 생각을 한다. 일과를 계획하고 마음가짐을 정리한다. 눈동자를 굴려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의 시선은 보고 싶은 얼굴들을 향한다. 정말 부질없다. 다시 눈을 돌린다. 내일을 위한 생각을 한다. 일과를 계획하고 마음가짐을 정리한다. 그러다 덜컥 생각이 멈춰 설 때가 있다. 계획을 계획할 마음가짐이 부족할 때다. 마음가짐이 부족하니 정리를 하기도 어렵다. 속이 텅텅 비어갈 때쯤 보고 싶은 얼굴들을 찾는다. 




타인에 대한 생각으로 자신을 가득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보통의 타인은 생각한다. 그에 맞추어 나도 눈치껏 타인과 더불어 자신을 위한 생각을 해본다.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한 삶, 이 중요하다 배운 것 같다. '우리 모두 함께' 에는 나 자신도 포함된다. 나 빼고 나머지들이 행복한 삶, 은 어떨까. 사실 내가 나를 포기하면 삶이 즐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나를 위한 일과를 계획하고 나를 위한 마음가짐을 정리하여도, 끝없이 고갈되어 간다면 차라리 내가 나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이 낫겠다. 버리는 게 낫겠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겁이 많기 때문이다. 


절반의 나를 내려놓을 결심은 고민해보기로 한다. 보고 싶은 얼굴들, 보지 않은 얼굴들, 기억나지 않는 얼굴들의 분류는 결국 우연의 산물일 거다. 그렇지만 보고 싶은 얼굴들이 내 머릿속을 떠다닐 때면 속이 저릿하는 느낌이 든다. 


통증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보고 싶은 얼굴들 그리고 내일의 삶 무의미한 애기愛己




by 승민

instagram @seungm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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