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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Mar 27. 2020

오래 달리기

by 해민

오래 달리기만은 좋아했어요. 오래만 달리면 되니까, 좀만 참으면, 그 누구도 민폐 끼치지 않고, 끝나는 일이고. 


옆집인 학교에 꼭 이삼 분씩 가까워서 늦었습니다. 

벌이 항상 같으면 이게 벌인가 싶습니다.

운동장 돌기. 그것도 조금 오래 , 달리는 것이라 좋았어요. 


운동장을 돌다 보면, 녀석이 곁에 어느새 있습니다.


- 얼마 남았냐? 

- 두 바퀴 했어 (헉헉)


건장한 슈퍼스타인 그 친구는 잔뜩 피치를 올려, 

꼭 같이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제 약 오른 표정이 그때도 볼만 했거든요.


- 하나

- 둘 

- 아 빨리




운동장에서 못 만나면



- 오늘은 안 늦었더라?

- 넌 늦었더라 

- 어떻게 알았냐

- 니가 좀 크냐 

- 어.. 인정 



시시한 얘기로 아침을 함께 하면 지루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나의 오래 달리기가 버겁습니다. 혼자 버티는 건 영 재미없습니다. 그 친구도 나도 꾸준한 건 진짜 잘하는데, 그 큰 몸이 채 견디지 못했습니다. 


봄의 이틀, 봄에 오고 간 그라면, 

재택근무하다 심심해 문자 테러를 했겠죠.



- 민아

- 민

- 민

- 야 민


- 아






by  해민

instagram  @bada_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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