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민
오래 달리기만은 좋아했어요. 오래만 달리면 되니까, 좀만 참으면, 그 누구도 민폐 끼치지 않고, 끝나는 일이고.
옆집인 학교에 꼭 이삼 분씩 가까워서 늦었습니다.
벌이 항상 같으면 이게 벌인가 싶습니다.
운동장 돌기. 그것도 조금 오래 , 달리는 것이라 좋았어요.
운동장을 돌다 보면, 녀석이 곁에 어느새 있습니다.
- 얼마 남았냐?
- 두 바퀴 했어 (헉헉)
건장한 슈퍼스타인 그 친구는 잔뜩 피치를 올려,
꼭 같이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제 약 오른 표정이 그때도 볼만 했거든요.
- 하나
- 둘
- 아 빨리
운동장에서 못 만나면
- 오늘은 안 늦었더라?
- 넌 늦었더라
- 어떻게 알았냐
- 니가 좀 크냐
- 어.. 인정
시시한 얘기로 아침을 함께 하면 지루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나의 오래 달리기가 버겁습니다. 혼자 버티는 건 영 재미없습니다. 그 친구도 나도 꾸준한 건 진짜 잘하는데, 그 큰 몸이 채 견디지 못했습니다.
봄의 이틀, 봄에 오고 간 그라면,
재택근무하다 심심해 문자 테러를 했겠죠.
- 민아
- 민
- 민
- 야 민
-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