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가는 길

그림일기

by mihwa



흔들리지않고피는꽃이어디있으랴.jpg 흔들리며 피는 꽃 / 2012

인터뷰를 하고 왔다. 내용인즉 나와 같은 일을 꿈꾸는, 혹은 이미 시작했으나 아직 어찌해야 할지 정확한 길을 찾지 못한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나도 아직 부족한데 무슨 조언이란 말인가.. 싶어 민망함에 몸 둘 바를 몰랐지만 그럼에도 어떤 누군가에게 혹시나 힘이 될 지도 모르기에 열심히 열변을 토하고 왔다.)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힘든 점은 없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이런 질문들이었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왔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마음을 지키는 게 제일 힘들어요. 흔들릴 순 있는데 그렇더라도 꽉 잡고 버티세요."


나는 아직도 많이 흔들린다. 처음 그림 그려야겠다 결정하고 시작하기까지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런 순간들이 많을 거다.


프리랜서이니 일이 없으면 생활이 궁핍해져 불안함에 흔들릴 거고 작업이 되지 않을 때면 조급증이 나서 흔들릴 거고 세상이 정해놓은 틀에 맞춰 살아가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눈들을 보며 가끔은 이런 내가 한심해져 흔들릴 거고 그렇게 흔들릴 이유는 너무 많다.


처음에는 불안함에 조급함에 흔들리는 자신을 어찌할 줄 몰라 쓰디쓴 소주 한잔에 잊어보려 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하소연해보기도 했지만 어차피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려갈 것이기에 견뎌내야 하는 건 결국 나 혼자의 몫이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다. 그래서 그냥 흔들림 마저 즐겨보자 마음먹었다.


그냥 좀 그러려니 버티고 있으면 견뎌낸 내가 조금은 더 강해져 있을 거라는 걸 아니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이니까 이런 생각들로 마음을 다 잡으며 버틴다.


인생의 좌표라는 그 단어부터 너무나 거대해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 세상의 말에 더 이상 무심할 수 없는 나이에 닿아가면서, 결국 버티어내는 것만이 유일하게 선택 가능하되 가장 어려운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기는 것도 좀 더 많이 거머쥐는 것도 아닌 세상사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버티어 내는 것. 록키 발보이가 그랬듯이 말이다. _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中>


한걸음한걸음.jpg 한 걸음 한 걸음 / 2012
피리소리.jpg 피리소리 / 2012
너에게로가는길.jpg 너에게로 가는 길 / 2012

오래간만에 이제부터 그림만 그리면서 살아야겠다 마음 먹었을 무렵의 작품들을 찾아봤다.

이 때 먹었던 마음을 잘 지켜내고 있는지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꿈을 향해 가기 위해 간절하게 애썼던 그때의 그 마음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지금도 지켜내며 잘 버티고 있는지 살펴봤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그리고 잘 버텨내고 있는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 그림에 위로받으시고 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을 한 분씩 만날 때마다 이래서 내가 버텨낼 수 있다 생각하고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다 생각이 들며 마음 한편이 따뜻해져 옴을 느낀다.


얼마나 큰 힘주고 계시는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