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CKNEY POOL

by 이상하고 아름다운

hockneypool 이라고 구글링하면 파란 물색과 물결이 뚜렷한 사진이 나타난다.
데이비드 호크니라는 페인터의 여러 가지 수영장 그림이다. 그래 맞아 나도 분명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번쯤 본 적 있는 그 빛, 그림자, 태양, 공기, 온도를, 작가는 그대로 기억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낸다.
그의 수영장 색, 그의 수영장 물, 그의 물 첨벙거림은 호크니만의 선명한 색을 보면 물을 그릴 때 어떤 고민의 시간을 가졌는지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빛에 물이 반짝이는 물결을, 수영 장안을 따라 물 움직임을 가진 그림자를, 물 표면에 생기는 움직임을, 물이 튀기는(splash) 모양을 큰 덩어리와 작은 조각으로 보여주는 방식 등 다양한 관찰이 보인다. 동그랗고 빨간 해가 하늘에 동동 떠있지 않아도 쨍한 하늘의 구름 한 점 없는 캘리포니아의 날씨가 자연스럽게 연상되고, 멈춰져 있는 그림 속 공기,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를 그 각자의 그 시간으로 불러내는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목소리, 말투, 걸음걸이, 글씨체처럼 개개인의 특징을 드러낸다. 그게 싫건 좋건 말이다.

경우에 따라 본래 가지고 있는 성질을 훈련과 연습을 통해 발전시키기도, 교정하기도 한다.

그림체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도 제각각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그 사람 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성이 드러난다.


한국에서 초등 교육을 받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아래)을 그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타인이 그린 것도 본 적 있을 것이다. 집을 그리라고 하면 서로의 그림을 보지 않고서도 신기하리 만치 닮은 그림을 그린다. 왜 집은 늘 오른쪽 아래에 있는지 질문해 본 적이 있나? 이 집은 도대체 어디에서 본 집일까? 한국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가옥의 형태인데 막연하게 우리 머릿속에 집이란 저런 형태의 갈색을 띠고 있다. 고민 없이 그림을 그릴 때 본 적도 없는 파란 물감색 제품 색 그대로의 파란 하늘, 노란 별, 빨간 태양 같은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해, 달, 별, 구름, 바람, 비, 눈, 산, 물(강, 호수, 바다) 같은 아주 일상적이고 흔하디 흔한 자연적 소재를

그릴 때 한 번만 멈춰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면 한낮에 빨갛고 노란 동그라미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이것은 꼭 실제와 똑같은 형태로 표현해야 한다는 말을 아니다. 무심히 그렸던 어떤 형태가 내가 보고 고민하고 생각해낸 무엇이 아닌 그냥 습관적으로 어디선가 본 누군가의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미 이미지화된 형태 때문에 다른 것을 상상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봤던 기억을 떠올려보거나, 사진을 찾아본다면 얼마나 다양한 형태의 하늘이 존재하는지, 미세먼지 낀 하늘의 색은 어떤지, 구름이 있는지, 바람 부는 날의 구름은 어떤 모양인지, 해 질 녘 여름 하늘의 색은 어떤 색인지 말이다. 자연은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늘 새롭다. 늘 새로운 것을 보면 나의 생각도 항상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새로운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좀 더 가만히 들여다보고 자세히 바라볼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나의 구름 , 태양, 별, 달, 바람, 나무 같은 소재는 나만의 고유한 색을 가지게 된다.

그런 것들이 켜켜이 쌓여서 크게는 그림체가 되는 것이다.


유아적인 그리기에서 벗어나 보는 아주 작은 태도는 자연의 소재를 위 예시와 다른 형태로 묘사해보는것이다.

이 태도는 그리기의 과정을 조금 더 촘촘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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