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의 시간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그때를 말해주는 것들은 눈으로 보일 수도 있고 , 온도로 느낄 수도, 뱃속의 기관이 알려줄 수도, 고양이가 '애옹' 하고 밥차리라 말해줄 수도 있다.
감정 역시 보이지 않는다. 그 보이지 않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에 따라 밖의 빛과 어둠 빛의 색 달빛의 색이 달라진다.
시간에 따른 감정의 온도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새벽에 스스로의 비대해진 자아에 취해 써놓은 일기를 아침에 읽는 일이 부끄러운 것처럼 시간에
따라 다른 것에 몰두하고 있고 다른 자아를 꺼내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진다.
새벽 2-3시의 나와 정오의 점심 먹기 직전 배고픔에 빠진 나는 매우 다르다.
그림에도 시간대를 가정해보면 그 상황에 조금 더 들어가기가 쉬워진다.
여름 햇살 아래 샤워한 후 젖은 머리로 강아지와 누워 있는 것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서
베란다에서 선풍기 위로 내려오는 햇살의 색과 강아지 그림자, 그 색으로도 보여줄 수 있다.
불이 꺼진 곳에 들어가 본 적이 있거나 갑자기 전기가 나가 주변이 깜깜해졌을 때 마음을
가다듬고 잠시 기다리면 신기하게 막혀있던 사방이 조금씩 뚫리는 기분이 든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사물의 형태를 하나하나 구분할 수 있게 되고 미세하게 색과 그림자 그 형태들이
선명해진다. 그때야 굳었던 몸이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어둠 안에도 색이
있었고 밝고 어두운 명암이 분명히 존재한다.
안개 낀 새벽처럼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
달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해도 동시에 떠 있을 때의 시간,
한밤중 불이 꺼지지 않는 광화문 같은 도심 한복판에의 빛,
해가 막 떨어지기 시작한 겨울 산속에서 맞는 어둠,
그 시간에 따라 어둠의 무게와 색이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깊이에 따라 감정의 무게도 달라 보인다.
보이지 않는 그 시간의 색을 떠올려 보면 그 시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