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전시소식을 알리며 나는 또 기승전 돈으로 연결되는 돈걱정 이야기를 했다.
"최소한 x개는 팔아야 액자 값이라도 빠질 텐데 큰일이다" 적금을 깬 내가 푸념을 이야기했더니
"그림도 팔아?"
"그림을 팔지 전시회에서"라고 짧게 대답했다.
너무나도 충격을 받은 나는 설명충이 되어 설명을 하지도 않았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돈을 버는 일이라는 것 직업이라는 것을 가까운 사람한테도 이해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절망스러웠다.
"그럼 전시를 왜 할까요?"
라고 묻지는 않았다.
그럴 수 있지
암 그럴 수 있어
전시는 작가의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동시에 작품을 발표하는 것에서 끝난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일은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당신은 돈을 벌지 못하는 직업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술이 순환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본이다.
작품이 소비되어야 작가는 작품을 또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순수 예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순수예술은 돈과 멀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고귀한 테두리 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래서인지 오래전에 들은 "그래도 너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나"라는 말은 아직 잊히지 않았다. 돈을 벌지 못하는 나의 당위를 만들어주었다.
세상의 가치는 많은 경우 돈과 연결되어있다. 진심으로 높고 귀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우리는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글을 발표하면 누군가는 사서 읽어야만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고, 그 이야기가 널리 퍼져서 인생을 바꾸진 않지만 잠깐의 기쁨을 주고 마음 한구석을 잠깐이라도 데워 줄 수도, 나를 지식인이라도 된듯한 우쭐한 마음을 만들어 주기도, 살짝이라도 마음을 움직여 어딘가로 데려가기도 한다.
그게 예술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만들거나, 하지 못하는 것에 돈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