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

by 이상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순천의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모아 나온 책이다.


정말 똑같이 잘 그렸다'

잘 그린 그림이란 형태가 실제와 닮아 있는 것을 말할 때가 많다.

그러나 잘 그린 그림은, 꼭 좋은 그림이 되지 않으며, 좋은 그림이 곧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림은 반복적인 훈련으로 관찰력을 키우다 보면 누구나 잘 그릴 수 있다. 균형과 형태는 실제의 사물의 그것과 점점 닮게 되고, 막상 닮게 그리는 것 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나의 개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그림의 스타일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그림은 뭘까?

나에게 좋은 그림이란 간단히 말해서 사고 싶은 그림이다.

매력이 있는 어떤 것을 보았을 때 우리는 소유하고 갖고 싶어 지고, 가질 수 없다면 사진을 찍어서라도 핸드폰에 저장하고 싶어 한다.

내가 사고 싶은 그림은 데이비드 호크니와 프란시스 베이컨이다. 사고 싶지만 현실적인 능력으로는 살 수 없으니, 대신 그의 책을 사는 것으로 대신 만족한다.


처음 창작의 시작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무언가 표현하기 위해 그것이 막상 표현되고 나면 더 잘하고 싶고 그러다 보면 나 아닌 타자에게 인정받고 싶어 진다.


전시를 열었고 주말 전시장 지킴이 겸 손님맞이를 위해 나온 나는 전시장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전시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내가 확인하게 된 것은 사람들은 나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우연찮게도 바로 옆에서 열린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강연은 그 사실을 더욱 실감하게 했다.

마켓 같은 곳에 판매자로 나갔을 때 늘 기운을 얻기보단 힘들고 싫었던 이유를 알게 됐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다른 일인걸 알지만, 아는 것과 체감하는 것은 달랐다.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까지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개발될 수 있는 부분이고, 나도 거기까지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그림을 그리는 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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