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tz "복숭아"

어제의 너에게 #22

by Illy

Spitz는 아마도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편인 일본 밴드가 아닐까 싶다.


1987년에 활동을 시작한 장수 밴드이며 지금도 꾸준히 신곡이 발매되고 있다.


티비 출연을 잘 안하는 걸로도 유명하고 보컬 쿠사노 마사무네는 천재로 불리기도 하지만 화려함은 없는 소박한 느낌의 밴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의 영향으로 Spitz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정말 1000번 이상은 듣지 않았을까 하는 곡이 있다.


2007년에 발매된 "さざなみ(잔물결) CD"라는 앨범에 수록된 "桃(복숭아)"라는 곡이다.


2007년.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고등학교와 학원을 왔다 갔다 하는 불안한 고3.

경쾌한 기타로 시작하는 그 노래는그 시절 나를 잔물결처럼 살살 응원해 주는 그런 곡이었다.

(나중에 다시 들어보니 사랑의 상큼함, 시큼함, 부드러움 같은 걸 부른 노래이긴 하나 나에게는 인생 응원곡이 되었다)



Spitz의 곡은 가사가 시적이고 난해한 걸로 유명(?)하다. 은유적이라고 할까.

심지어 대부분 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보컬 쿠사노도 곡 해설을 자세히 하는 편이 이니기 때문에 신곡이 발매될 때마다 팬들에 의한 가사 해석 블로그가 올라올 정도이다.


복숭아도 가사만 읽으면 제목이 왜 복숭아인지 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복숭아"속에도 내가 좋아하는 가사가 있다.


"人が見ればきっと笑い飛ばすような、よれよれの幸せを追いかけて"

"사람들이 보면 아마도 비웃을 것 같은 구겨진 행복을 쫓아가"



당시 불안해질 때마다 그래. 구겨진 행복이어도 좋잖아.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도.

해져도 구겨져도. 내가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그걸 쫓아가도 된다는 게 큰 용기가 되었다.


아마도 천 번 더 들을 것 같다.



어제의 나에게

이 빈도로 들으면 아이의 기억에도 남는 곡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