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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비망록
비망록 Vol.9 아이들이 빼앗기는 것들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사건
by
Illy
Jun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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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유난히 심란해질 뉴스가 자주 들려오는 것 같다.
"어떻게 되어 가는 걸까."
이렇게 걱정을 하면서도 역사나 다른 나라 정세에 눈을 돌리면 내가 잠깐
의식을
놓고 있었을 뿐 세상은 늘 심란하게 돌아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 다시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다.
관심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고, 가능하다면 기록하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 오늘도 알아가고 정리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난 여학생 납치사건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〇
나이지리아 치복 여학생 납치 사건
이 사건은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동부 지역인 치복(Chibok)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에 있는 공립 중등학교(중~고등학교)에서 한 밤중에 276명의 여학생이 납치된 것이다.
그 후에도 100명 단위로 여학생이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300명 이상의 피해자 중 50명을 넘는 학생들이 자신의 힘으로 벗어났고 또 추후 100명을 넘는 학생들은 군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지만 아직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여성들이 약 100명 있다고 한다.
(2022년 6월 기사에 따르면 2022년에 이때 납치됐던 2명의 여성이 발견되어 보호되었다고 한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20616179900099
)
이 시기의 나이지리아가 취하고 있었던 정치적 입장은 유럽 친화적이었다.
이 정책에 반대하고 있던 집단이 "보코 하람"이라는 집단이다.
보코 하람은 자신들의 이상적인 이슬람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테러를 감행하는 소위 말하는 과격파 집단이다.
〇
수니파와 시아파, 그리고 보코 하람에 대해서
이슬람교를 따르는 무슬림의 종파는 크게 두 가지,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눌 수 있고 보코 하람은 수니파에 속한다.
이 둘의 차이는 무함마드의 계승자를 정할 때 혈통을 중요시하느냐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선출하느냐라는 계승자 문제에서 생겼다.
후자의 입장을 취한 쪽이 수니파이며 무슬림 중 85%라는 압도적 다수가 속해 있다고 한다.
그 수니파에서 과격한 사상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집단 중 하나가 보코 하람인데 그 명칭의 뜻은
보코(하우사어):
서양식 교육
하람(알랍어): 죄
라고 한다. 이름만 봐도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 집단인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〇
산업화된 학생 납치
2014년에 일어난 이 사건 말고도 나이지리아에서는 납치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납치된 여학생들은 개종이나 사상 교육을 받은 다음에 전투원과 결혼을 하거나 성 착취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한 일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폭 테러의 실행범을 납치한 여성이나 아이가 맡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결혼 시에는 금전적인 거래가
있고
구출하기 위한 정부와의 협상 시에도 돈을 요구할 수 있어 나이지리아에서는 납치가
일종의 비즈니스로 자리 잡아버렸다.
그래서 지금도 무더기로 학생들이 납치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인신매매에 성착취, 자폭 테러의 도구로 이용...
교육을 받는 기회를 얻은 어린 학생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이 너무나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실제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유엔 추산으로는 약 1850만 명).
부모 입장에서도 기숙사에서 아이가 실종된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는데
당연히
아이를 보내기
싫을 것이다.
교육을 받아야 살아갈 힘도 생기고 세상을 넓게 볼 기회도 얻을 수 있을 텐데 이런 식으로 교육의 기회까지 앗아가고 있다니 테러 집단의 죄는 정말 크다.
심지어 여학생, 중고등학생들만 표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보코 하람과 관련이 있는 갱(Gang) 단이 남학생이나 대학생들을 수백 명 단위로 납치한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과격한 사상들과 그런 행위가 비즈니스가 되는 무서운 환경에서 오늘도 아이들은 학교를 다닌다
.
그리고 불안한 마음에, 그 위험을 피하려고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
그들이 빼앗기고 또 잃게 되는 기회나 그들에게 생긴 상처의 깊이는 피해자 숫자를 보고하는 기사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계속 관심을 가지고 쫓아가야 하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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