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났다가 가라앉았다.
몇 번의 반복 끝에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애써 웃어봤다.
10년 전까지 매일처럼 함께 있었던 "내"가 눈앞에 있었다.
두려워하고 후회하고 걱정하고 반성하고.
바꿀 방법도 없는 과거와 미래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현재에 살지 않았던 "내"가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완전히 후회와 불안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몇 년 전보다는 그나마 나아진 느낌이라 더 화가 나고 짠하고 안쓰러웠다.
좀 더 지금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하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는 것도 아니까.
그렇게 무서워해야만 덜 무섭다는 걸 잘 아니까.
그래서 나는 내가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지금의 내가 좋고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말함으로써 마음을 전달하려고 했다.
잘 전달이 됐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떠날 때 살짝 눈물을 보였다가 활짝 웃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맙고 수고했어.
다음에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