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사회 생활의 소음이란

by 흐를일별진



혼자 맥주 두 캔을 마셨고, 술김에 지쳐 잠이 들었다가 엄마의 전화로 눈을 떴다. 조만간에 포항에 내려가겠다고 말하고, 통화를 끝냈다. 무슨 바람에서 인지 붙이는 네일을 꺼내 손톱에 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들기 직전 들었던 권순관의 노래를 틀었다.


밖에선 술 취한 여자의 고함이 들려왔고, 나는 그 소리를 음악과 함께 또 어떤 사연일까... 생각하며 듣고 있었다. 그러다 아주 갑자기,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넌 행복하냐."


늘 했던 말이고, 아주 소소한 환경 속에서도 행복을 찾았던 나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선뜻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애써 감사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 일기는 내가 나를 속이기 위한 일기였을 지도 모른다. 혹은 찰나의 순간이 전체의 행복을 주무르기엔 역시나 부족했던 걸 수도 있고.


기회라 생각했던 일이 끝나고, 짧게 끝나야 하는 인연이 길게 이어져서 그런 걸까. 보지 않아도 됐을, 타인의 민낯을 보고 있다. 그 민낯은 일종의 소음이 되어 끊임없이 나를 갉아댔다. 지지 않으려, 마땅히 나의 권리를 찾으려, 내 후배를 지키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못난 말을 쏟아냈고, 더 머리를 써야 했으며, 점점 더 독해져야만 했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이 바닥, 방송 일은 정말 오래 할 일은 못 되는구나.

어떤 일이든 힘듦은 있고 어떤 사람이든 민낯이 있다지만, 이 바닥은 왜 이리도 그 시기가 짧고 독하게 찾아오는 걸까. 그간 뒤에서 나를 함부로 말했던 사람들을 단호하게 내치고, 그들의 라인을 썩은 동아줄이라 칭하며 끊어냈던 나였기에, 내가 그 사람들의 길을 그대로 밟는 건 아닐까 두려워진다. 그래서 더 잘 하고 싶고 더 잘 챙기고 싶은데 어찌 된 게, 이다지도 사람을 독하게 만드는 걸까.


아, 사람이 진절머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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