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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받을 용기

by 흐를일별진



솔직히 한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다.

예상치도 못한 포인트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던 게 터져버렸다. 차라리 처음부터 인정했으면 좋았을 걸 괜히 착한 사람인 양 나를 포장하다가 속이 썩어들어갔다. 어느 순간 공황이 왔다. 원래부터 격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 곤란, 식은땀, 심장이 아플 정도로 빠르게 뛰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번엔 좀 심하게 왔다.


요즘 세상에 필요한 건 미움받을 용기라지만 그 용기는 웬만한 노력 없이는 생길 수 없는 거였다. 내겐 누굴 미워할 용기도 없지만 미움받을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특히나 나처럼 남들의 평가에 예민한 사람에겐, 어떤 상황이 닥치든 버거울 뿐이었다. 중요한 건 이러한 나의 성향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공황의 원인이 된다는 거였다. 진짜 나와 바라는 내가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문제.

그 와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혼자라서 다행이다. 누군가가 곁에 있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뿜어냈을 거다. 험담을 쏟아냈을 거고 후회했을 거고 자책했을 거다. 그 또한 부정의 반복이었겠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직도 변한 건 없다. 어쩌다 티가 나고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다 답하면서도 뛰는 심장은 진정되지 않는다. 나도 내가 어쩌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만하고 싶은 건지 버텨보고 싶은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모르겠다. 그냥. 지금 이 순간. 내게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들을 생각하며 그냥 저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뿐. 지금 내가 왜 이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원해서 시작한 일인데. 정말 원했던 건데. 바랐던 일이 힘들어지니 티내는 것도 부끄럽게 느껴진다. 어쩌면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