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다섯

끓는 점과 식는 점

내 변덕을 받아들이는 방법

by 흐를일별진




세상 모든 것에 재미를 잃었다가 갑자기 사소한 것에 흥미를 갖고, 그 새로움에 빠져 어쩔 줄 모르다가 급격하게 호기심을 잃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땐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고 그저 침대에 누워 끊임없이 사색을 즐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즐기며 존재에 대해 고민하다가, 무언가를 하기 시작할 땐 단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글을 쓰고 싶다며 뭔가에 홀린 듯 모든 것을 쏟아낼 땐 언제고 열정이 소진되면 모든 것에 의욕이 차갑게 식는다. 할까 말까 수십번 고민하던 걸 충동적으로 해 버리곤 끝내 후회하지 않는다.

사람의 맥박이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뾰족한 산을 그리며 뛰는 것처럼 내 일상도 오르락내리락 식는 점과 끓는 점을 반복해서 찍는다. 한때 이러한 변화에서 내 문제를 찾았다면 이젠 이러한 변덕을 받아들인다. 식을 때 완전히 식혀버리고 끓을 때 더욱더 열기를 가한다. 그렇게, 영원히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변덕에서 나만의 선을 찾는다. 언제든 끓어오르고 식을 준비가 된 상태. 그 적정선을 찾아내고 나면,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해프닝이 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