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여덟 살의 대근, 마지막 6개월

너를 추억하며 (8)

by 흐를일별진



겨울은 따뜻했다. 난방 무제한의 방은 늘 따뜻했고 대근이와 나는 편안했으며, 일은 늘 그렇듯 힘든만큼 보람있었다. 대근이는 여덟 살에 접어들면서 영양제를 늘렸고 사료도 입맛에 맞는 걸 찾았다. 하복부 탈모는 심해졌다 괜찮아졌다를 반복했기에 오메가3와 함께 스트레스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처음엔 가루약을 습식 간식에 섞어주다가 아무래도 효능을 제대로 보기 위해 알약 투여를 결정했다. 대근이는 커다란 알약도 무리 없이 삼켜주었다. 이물감이 싫었을 텐데 단 한번도 하악질을 하거나 발톱을 세우지 않았다. 나는 대근이가 고마웠다. 이대로 건강하게 나와 함께 오래 살아주길 바랐다.


나는 내 바람을 담아, 릴스 콘텐츠를 업로드 했다. 마침 회사에서 숏폼에 대해 연구 중이었기에, 대근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담았다. 대근이 계정(@daegeuniii)에 올린 영상은 제법 반응이 좋았다. 내 아이의 귀여움을 모든 사람이 알아준다는 만족감은 꾸준히 업로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처음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지만 나중엔 나를 위한 업로드이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든 귀여운 모습을 손에 쥐고 볼 수 있었으니까.




강제로 뽀뽀를 좀... 해 보았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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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1월.

설을 맞이해 본가에 갈 계획을 세웠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 2시간 안에 모든 걸 완료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근이를 다시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혼자 갔다 올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그냥, 데리고 가고 싶었다. 대신 병원 의사 쌤에게 대근이의 상황을 설명하고 멀미 약을 처방받았다. 신경 안정제와는 다른, 비행기가 착륙할 때의 울렁 거림 탓 구토를 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몇 시간 전 부터 약을 먹이고 대근이를 달랬다. 대근이는 자신이 밖에 나가는 상황을 정확히 알았다. 보통은 눈치를 채면 곧바로 캣타워 위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았는데, 그 날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대근이를 이동장에 넣어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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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익숙한 부모님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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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근이와 석이는 서로의 방문이 익숙해진 듯 했다. 이전과 달리 대근이가 높은 곳을 찾아 숨어들지 않았고 석이와 함께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명절 때마다 친척집에 가서 사촌들을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을까. 대근이와 함께 본가에 들른 것 뿐인데, 제대로 명절을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한 동생은 일 때문에 해외 출국을 준비 중이었기에 명절 연휴 기간 대부분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 두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두 고양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언제봐도 신기하고 새롭고 행복하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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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 따라 졸졸졸



나는 알 수 있었다. 대근이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걸. 지금껏 주기적으로 본가에 방문해왔지만 그때만큼 대근이가 편안해 했던 적은 없었다. 석이와의 관계도 그랬다. 또한 사람들이 있는 안방에 본인 자리를 잡고 쉬는 것도 그랬다. 이제야 "여기도 제 구역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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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때만 해도, 종종 대근이를 데려와 완벽한 명절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안해하는 대근이를 보면서 진짜 모든 게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으니까. 대근이는 연휴 내내 가족들의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 물론 석이의 부담스러운 사랑도 받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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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아니면 안기지 않겠다!




꽉찬 1주일 동안 부산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대근이는 혼자만의 생활을 즐겼다. 대근이는 문제가 없었는데 사실 문제는 나였다. 회사에서의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엔터테인먼트는 내가 알던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달랐다. 영상팀의 직원은 PD라기 보다는 VJ나 편집기사에 가까웠다. 무엇을 기획한다고 해도 그걸 실현시키는데 거쳐야 할 관문이 많았다. 사람들의 마인드가 예능 마인드가 아니다 보니 많이 부딪히곤 했다. 그 중에서도 뜻이 비슷한 몇몇은 공장처럼 기획안을 찍어내고 아이디어를 공유했으나 대 다수는 그럴 능력이 안됐다. 급변하는 아이돌 콘텐츠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해선 안됐다. 그동안은 참고 버텨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한계에 부딪혔다.

회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록 나는 훨씬 더 탄력적으로 일했다. 긴 시간 회사에 버티고 있는 게 아니라, 업무 시간을 조정하더라도 실현 가능한 기획안 갯수를 임팩트있게 늘리는 쪽으로 일을 했다. 아이디어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때리듯이 떠올랐기 때문에 집중하면 한 두시간 안에 기획안을 몇 개나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당연히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나는 대근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정이 떨어지니 굳이 회사에 붙어 있고 싶지도 않더라)


결국 대근이 사진을 좀 더 찍겠다는 핑계로 친한 감독님의 추천을 받아 카메라도 샀다. 필름 톤이 매력적인 카메라. 그 카메라로 대근이의 사진을 많이 찍어서, 대근이를 인스타의 유명 고양이로 만들겠다는 결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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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x100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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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실내 바이크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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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대근이를 보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살이 좀 빠진 기분. 혹시나 해서 체중을 쟀더니 기존 몸무게보다 0.5kg이 빠져 있었다. 평소 대근이는 4.8~4.9kg을 고정적으로 유지했다. 살이 아무리 빠져도 4.7kg 정도였는데, 그만큼 살이 빠진 적은 없었다. 온 몸의 피가 빠져 나가는 것 같았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어 곧바로 근처 유명한 고양이 전문 병원에 검진 예약을 했다. 돈이 얼마가 들든 상관없었다. 대근이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40만원이 넘는 검진이었기에, 대근이 나이 대에 필요한 검진은 거의 다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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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마르는 기분으로 기다린 결과 모든 건 정상. 다만 지난 해 부터 추적 관리를 하고 있던 신장 쪽이 여전히 애매하다고 했다. 애매한 부분은 BUN 수치였다. 정상 범주에 있기는 하나,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근이에게 추가로 먹일 영양제를 확인받고 몇 달 뒤를 시작으로 꾸준히 검진을 받자는 약속도 했다. 분명 모든 게 정상이라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지난 해 스케일링 때문에 마취를 하고 돌아온 대근이가 맥을 못 추고 픽픽 쓰러질 때도 내가 곧 죽을 것만 같이 아파서 오열했었는데, 또 나 때문에 대근이의 몸에 바늘이 들어간 것만 같았다. 모든 게 스트레스 때문은 아닐까, 원인을 찾지 못하는 체중 감소가 영 찝찝하고 불안했다.

이후로 고양이 전용 체중계도 사고 영양제도 더 늘리고 대근이와 보내는 시간도 더 늘렸다. 놀아주는 시간을 늘리고 대근이를 바라보며 고마움과 사랑을 말하는 시간도 늘렸다. 행복했지만, 행복할 수록 불안했다.



건강 검진의 결과, 배가... 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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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근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나 스트레스 요인이라는 건 비단 함께사는 동거인에게서만 비롯되는 건 아니었다. 몇 달 동안 집 주변엔 원룸 공사가 이어졌다. 기존에 있던 모텔을 허물고 그 위에 새롭게 건물을 올리다 보니 낮 시간 동안 공사 소음이 엄청났다. 시끄러울까 싶어 창문을 닫아두고 나가자니 집이 너무 답답했다. 심지어 대근이가 에어컨 바람 때문에 감기에 걸린 적이 있어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뭐 하나 쉽게 되는 게 없었다.

집에 내가 있을 때는 대근이가 공사 소음을 신경쓰지 않도록 말을 걸고 만져주고 달래긴 했는데 출근 후가 문제였다. 대근이 혼자 그 소음을 버텨냈을 생각을 하니 지금도 마음이 미어진다. 하루종일 소음에 시달렸을 대근이가 걱정돼 퇴근 후 집에 오면 그 어떤 인위적인 소음도 내지 않았다. 그저 내 목소리만 계속해서 들려줬다. 부디, 나의 작은 마음이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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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대폰 배경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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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산 건 좋았는데, 한 동안은 카메라 대신 휴대폰 카메라를 썼다. 대근이의 귀여움을 순간 포착하려면 속도가 생명이었는데 그때마다 후지 카메라를 찾는 게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대근이의 귀여운 순간은 하루에 하나씩은 꼭 있었고, 나는 휴대폰으로 그 모습을 촬영했다. 그리고 대근이가 나와 있을 날은 앞으로도 많이 있을 테니, 천천히 후지 카메라로 대근이를 찍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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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의 대근이는 살이 빠지고 신장 관리가 필요하긴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해보였다. 긴 시간 앓고 있던 턱 드름이 바꾼 사료 덕분인지 깨끗하게 사라졌고, 오메가3를 꾸준히 먹였더니 모질도 좋았다. 털 빠짐도 줄어들고 윤기가 생겼다. 치아는 스케일링 이후 약을 발라가며 관리했기에 괜찮은 상태를 유지했고, 입냄새도 사료 위에 뿌려주던 영양제 덕분인지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다만 온갖 노력에도 여전히 살은 찌지 않아서, 찝찝함을 숨길 순 없었지만 그래도 대근이가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은 했다. 걱정되는 부분은 몇 달 뒤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며 확인하면 될 일이었으니까. 난 자신이 있었다. 대근이를 완벽하게 건강하게 만들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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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당 안되는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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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려도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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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는 말랑하고 네 배는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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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보는 중, 본인도 잘 생긴 걸 알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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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찍고 한참을 웃었다, 무념무상 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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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다는 건 다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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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것은 묘한 교감



정수기 더 좋은 걸로 바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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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오자 회사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마침 작가들은 재 계약을 앞두고 있었기에, 후배 작가와 둘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 또한 고민이 많았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계속해서 버틸 이유를 찾기가 힘들었다.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돈'이었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원하는 것'과 '사명'이 중요해서 '돈' 때문에 이곳을 버텨내는 게 긍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재계약을 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나는 그 이후의 일을 계획했다. 일단 재 계약을 하지 않으면 6월 중순에 모든 일이 완전히 끝나기 때문에, 한 달 정도 대근이와 함께 본가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올라와 엮여 있는 다른 엔터의 일을 하면 완벽하겠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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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진이 아닙니다




대근이와 보낸 시간은 많은데 대근이와 찍은 셀카는 많지 않다. 그러다 올해 중반부터 스노우 어플의 인생 네컷 프레임을 활용해 대근이와 함께 사진을 종종 찍었는데, 막상 정리하고 보니 그것도 많지 않다. 대근이를 만지던 촉감은 생생하고 날 보고 울던 그 표정과 목소리도 생생한데, 정작 대근이가 옆에 없다는 것이 아직도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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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근이의 시간은 8년. 길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면 나와 보낸 시간은 7년이 좀 넘은 것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정말 행복했는데, 대근이도 나와 같을까. 대근이는 행복하게 살다 갔을까. 나와 가족이 된 걸 후회하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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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영상




내 인생 최고의 고양이, 대근이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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