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시간이 많아서 오는가

/ 2 /

by 흐를일별진



내 마음이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니면 어쩌지. 목이 졸려 죽을 것 같은 이 감정이 흔히들 말하는 '여유에서 오는 사치'라면 어떡하지. 정말 시간이 많아서 그런 건가. 내가 겪는 감정은 아무것도 아닌건가. 내 우울은 허울만 그럴싸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거짓으로 살고 있나.


나의 감정에 타인의 평가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지독한 잣대를 들이밀며 나를 채찍질한다. 필터 없이 내뱉는 숱한 말들이 타인의 우울함을 나태함의 증거로 만들었기에, 마음껏 슬퍼할 수 없고 마음껏 울 수 없으며 마음껏 힘들어할 수도 없다. 나조차도 내 우울을 용납하지 못하고 의심하는데, 타인이라고 다를 건 없잖아. 그들에게 나는 시간이 남아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진 사람일 뿐이다.


털어내지 못하는 우울은 그대로 쌓여만 간다.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며 내 진심을 등한시한 결과는 더 지독하고 끔찍한 어둠으로 나타난다. 나는 또다시 갇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