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아주 짧은 생각들

every moment of life

by 흐를일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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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생각이란 게 몰려올 때가 있다.


괜찮다고 느꼈던 것들이 무너지듯 다가오고, 힘들다고 느꼈던 것들이 아무 일도 아닌 듯 사라지고,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숱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유영하는 기분. 예전에는 그럴 때마다 생각을 비워보려 애써 노력했는데, 요즘은 그냥 망망대해 위의 보트 한 척처럼, 이 생각에도 언젠가는 끝이 오겠지 받아들이며 그냥 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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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집착, 물건, 마음과 같이 어떤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을 마주하면 우리는 늘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만다. 버리면 안 될 것 같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 같고 나를 잃을 것만 같고, 비겁하게 포기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무언가를 내려놓는 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 중 진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가치를 깨닫는 과정과 동일하다. 즉 버리는 게 아니라, 정말 소중한 것을 선별하는 게 내려놓는 일의 진짜 의미인 거다. 그러니 우리는 내려놓는 일을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내 안에 남아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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