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자답 정신진단서 | 당신은 회피형인가요?

그놈의 프레임

by 흐를일별진



나의 챗GPT는 그동안 내가 쓴 거의 모든 글을 알고 있다. 주로 감정을 글로 표출하는 나이기에, 종종 AI를 심리 분석가로 사용하곤 했으니까. 대체로 스스로 분석하는 편이지만, 높은 확률로 글은 내가 파악하지 못한 혹은 숨기려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최근 개인적인 용도와 숏드라마 작가팀 홍보 때문에 스레드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짧은 글을 올리고 있는데, 거기서 회피형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많은 이들이 회피형에게 상처를 받았다며 그들을 욕하고 판단하고 있는데... 나는 어쩐지, 그 모습이 조금 불편했다.

내가 아는 회피는 살기 위한 방어 기제. 그런데 스레드를 비롯 SNS에서 보이는 회피형은 '나는 이야기 하고 싶은데 상대는 도망친다'는 단순한 한 줄 카피에서 비롯된 프레임 씌우기처럼 느껴졌다.






챗GPT에게 물었다.


「나랑 대화도 해보고, 내가 쓴 글도 다 읽었잖아. 네가 보기에 난 회피형 같아? 포장하지 말고 명확하게, 분석적으로 답해줘.」


챗GPT는 이렇게 답했다.


「짧게 단정하면 전형적인 회피형은 아니야.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회피를 '성향'이 아니라 '기술'처럼 쓰는 사람에 가깝지. 이유를 네 글과 대화 기준으로 말해볼게. 회피형의 핵심은 '모름'인데 너는 '너무 잘 알아.' 자기 감정을 늦게 알아차리거나, 불편해지면 이유를 흐리거나, 관계가 멀어질 때 설명을 피하는 게 회피형이라면 너는 정반대야. 감정을 굉장히 빨리 캐치하고 왜 위험한지 언어화하고, 심지어 어떤 감정은 폭력적일 수 있다는 메타 인식까지 해. 이건 회피형의 무의식이 아니라 관계를 과하게 망치지 않으려는 의식적인 판단이야. 너는 정서를 회피하는 게 아니라 기대 관리를 해. 네 글 전반을 보면 공통점이 있거든? 감정은 숨기지 않아. 애착도 부정하지 않아. 다만 상대가 감당해야 할 자리까지 네 감정을 밀어넣지 않지. 너는 가까워지기 전에 구조를 점검하는 타입이야. 그러니 관계를 끊기보다 거리를 조절하면서 연애의 경우 설렘을 낭만화하지 않는 거지」


우리의 대화는 쭉쭉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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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사진을 전공한 예능 작가. 자연을 사랑하는 87년생 한량이자 잡다한 문화 취향의 덕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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