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추억 소환
요즘은 세상이 참 좋아졌다. 가만히 있어도 지난날의 추억이 수면 위로 떠 오른다. 자동으로 백업해 놓은 사진들을 알아서 분류하고 모으고, 앨범으로 제작해서 ‘볼 것’을 권유한다.
가끔 예전의 내가 그리워질 때면, 추억 앨범을 홀린 듯이 열어본다. 그 시절의 나는 참으로 밝고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한 장씩 사진을 넘기다 보면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미소가 입가에 스미기도 한다. 그러다 내 손이 멈추는 곳은 잃어버린 사람들의 사진이다.
그 친구와 나, 우리들은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비록 지금은 연락도 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한 번씩 그들을 사진으로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벌어진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일. 현재는 원인이 쌓인 결과일 뿐이니, 나는 그들을 그리워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씩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과 미안함, 혹은 후회가 차오르기도 한다. 물론 후회하고 아쉬워한들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저 또다시 마음을 숨기고 누르면서 씁쓸한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움은 되풀이된다.
까맣게 과거를 잊고 살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다시 그리워하다가. 후회하다가 결국에는 받아들였다가.
산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런 건지도 모르겠다. 관계의 상실과 지난날의 후회에 익숙해지는 것. 그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잃어버린 사람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나이 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