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다녀왔다.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지금은 다시 한국이다. 13시간의 비행과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쉽사리 잠들기 어려운 비행기 안에서 한 편의 영화를 봤다. 배우 전도연, 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 코로나19로 위험한 시기에 아내와 어린아이를 두고 떠난 해외출장이라 그랬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울었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 때로는 불평으로 물든 그 일상을 영화 속 주인공은 얼마나 가슴에 사무치게 그리워했을까. 연애시절에 아내에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했었다. 영화를 보면서 그때가 떠올랐다. 아내만으로 충분했던 시간들. 아이를 만나 충만했던 시간들. 지금은 가장이라는 무게에 조금은 흐려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먼 이국 땅을 지나며 다시금 생각한다. 몸은 먼 곳을 향하지만 마음은 가족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나는 다시 먼 여정을 떠난다. 나의 사랑하고 친애하는 가족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