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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지만 우아하게 Nov 25. 2017

공감

모처럼 지인들과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옹이 진 나무 탁자와 등경이 고즈넉한 전통찻집에 자리를 잡았다. 흩어진 대화가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인스타그램에 불시착했다.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친구의 도움으로 어플을 설치하고, 오래전 만들어둔 계정의 비밀번호를 두 번만에 맞추는 기염을 토하며 로그인에 성공했다.


지인들은 인스타그램이 일종의 괴리감을 조성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사진 속 친구들이 행복해 보여서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평소 어떤 사진을 올리는지 되물었다. 답은 한결같았다. 친구들 모두 보기에 좋은 사진들만 추려서 올린다고 했다. 그렇게 답하는 지인들 얼굴에 왠지 수줍은 미소가 걸렸다.


행복한 모습이 누군가의 행복을 가리기도 한다. 공감을 위한 글과 사진이 때론 이질감으로 되돌아오곤 한다. 슬프고 애석하다. 차이는 언제나 존재하고 다름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해준다. 조금 더 다채롭고 찬란한 우리를 위해. 1그램의 공감을 위한 집을 만들자. 여백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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