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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지만 우아하게 Nov 14. 2017

desperate

절실하다면

desperate times, desperate measures.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마지막 장면의 한 대사다. 구어체로는 'desperate times call for desperate measures'. 절박한 시기에는 절박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간결하고 명확하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에게 desperate은 좋은 어감의 단어가 아니다. 뭔가 처참하고 참담한 상황에나 어울릴법하다. 굳이 빗대자면 영화 판도라에서 원전사고로 죽음을 앞둔 주인공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평소 즐겨 사용하지 않는 단어였지만 유난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되어 버렸다.


목표를 위해 모든 수단이 허용되는 사회는 정의로울 수 없다. 숭고한 가치만큼 수단의 합법성 또한 중요하다. 내가 한 번 넘은 울타리는 다른 사람도 넘을 수 있다. 절박한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여기에 '하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아두고 싶다. 절박한 상황은 정말이지 절박하기 때문이다. 절박함은 누군가를 영웅으로 악당으로만들 수 있다. 어쩌면 깊은 무력함만 드러낼 수도 있다.


하지만... 소중한 무언가가 절실하다면. 하지만... 생에 마지막인 듯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인다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머리와 가슴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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