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문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디지만 우아하게 Jan 20. 2017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글, 그리고 길


배낭을 메고 길에 오르듯 글과 함께 길에 오른다. 때론 글이 길을 이끌기도 하고, 때로는 길 위에서 글을 마주하기도 한다. 시와 철학은 우리의 삶을 낯설게 한다. 우리는 여행을 하며 오래된 자신을 만난다. 그렇게 우리는 길 위에서 시와 철학자가 된다. 길 위에서 글을 만난다.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의 초고는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라고 한다. 익숙해진 탓이겠지만 좀처럼 지금의 제목보다 괜찮은 원제목을 만나기 어렵다. 예외가 있다면 '노르웨이의 숲' 정도가 될 것 같다. 우리에겐 상실의 시대로 알려졌지만 왠지 노르웨이의 숲보다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라니. 그것도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겠지만 지금의 제목이라서 다행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 내내 헤밍웨이를 떠올렸다. 개츠비의 저자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와 노인과 바다의 지은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모두 '길 잃은 세대'를 대변하는 작가들이다. 그들은 실제 프랑스에서 교류했고 스스로 국외추방자의 삶을 선택했다. 피츠제럴드를 읽는 이들에게 헤밍웨이의 글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하나의 궁금증이 있었다. 개츠비가 지닌 '위대함'을 발견하고 싶었다. 사실 개츠비의 위대함은 책의 초반부에 적혀있다. 주인공 닉은 이렇게 말한다. 삶의 희망을(the promises of life) 발견하는 천부적 재능이자 창조성. 그럼 또 하나의 궁금증이 남는다. 그런 천부적인 창조성을 가진 개츠비가 발견한 삶의 희망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 희망은 웨스트에그에서 개츠비가 바라본 이스트에그의 푸른 불빛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If personality is an unbroken series of successful guestures, then there was something gorgeous about him, some heightened sensitivity to the promises of life, as if he were related to one of those intricate machines that register earthquakes ten thousand miles away' (p.8). 


영화 인셉션의 결말처럼 독자들이 발견한 각자의 위대함은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