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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marenvento Apr 18. 2024

흑백 세상

정보가 참 많은 세상이다. 그렇지만 가끔 유독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조금 더 귀를 쫑긋 세우게 되는 말도 있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흑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색감을 가진 무언가를 만난 셈이다. 오늘 나는 제법 많은 글을 읽었고 그보다 적은 사람과 통화했고 다시 그보다 적은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모든 글과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애썼지만 그 모두가 내 관심과 시선을 얻었다고 말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오늘 나와 내 글을 만난 사람들의 흑백 세상에 머물러 있을지 모른다. 무채색의 고요함이 주는 고독 좋다. 하지만 설렘은 색감을 가진 무언가를 발견할 때에 찾아온다. 누군가 그랬다. 매일 가슴이 뛴다면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거라고. 어두운 방에 있다 보면 그 어둠과 일부가 된다. 그러다가 잠깐 빛이라도 들어오는 날에는 낯설고 불편하기까지 하지만 이내 찾아온 어둠이 이전과는 다른 고요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여전히 같은 온기를 품은 그 흑백 세상이 왠지 조금은 색을 가진 듯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 나에게도 그런 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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