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3.(수)
故 장영희 교수님의 저서 '내 생애 단 한번'에 이런 글이 있다. 교수님은 영작문 시간에 항상 학생들에게 영어 일기를 쓰도록 했는데 교육적인 목적도 있지만 순전히 이기적인 목적도 있었다.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청춘을 대리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영리단체의 후원편지를 번역하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한영번역을 하는 탓에 한국 후원자들의 편지를 읽으며 그들의 생각과 온기를 대리 경험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아주 어린아이부터 노년을 지나는 후원자들, 특히 스스로를 돌보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담담하게 전하는 이들의 진솔한 글은 제법 깊은 여운을 남긴다.
때론 언어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때론 금전적인 후원을 대신한다는 핑계로 번역봉사를 해오고 있는 나에게 이들의 일부를 잠시나마 들여다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부끄러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편지 한 자 한 자를 조금 더 꾹 눌러 담아 번역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