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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지만 우아하게 Mar 04. 2016

전인미답의 길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각자의 삶을 이끄는 열정'이라는 제목이 담긴. 


글을 쓰고 사색을 하며 생각을 나누는 삶은 아름답다. 책을 읽고 남긴 짧은 서평입니다. 이런 말을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사랑을 한다는 건 한 사람의 인생이 들어오는 것이다. 비단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어도 글을 읽으며 한 사람의 인생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진솔하고 담담한 어조로 들려오는 삶의 이야기. 


전인미답(前人未踏)

하나의 장면과 하나의 풍경이 떠오르는 말입니다.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에서 극 중 아버지인 성동일 씨가 딸인 혜리에게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 우리 딸이 조금 봐줘'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날, 소복이 쌓인 하얀 눈 위에 듬성듬성 남겨진 발자국들. 아름답지만 때론 황량하리만큼 창백한 눈 위를 걷는 발자국들이 바로 우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이라는 이름의 우리.


누군가의 걸음은 시대를 이끄는 이정표가 되고 누군가의 발자국은 이내 내리는 눈으로 덮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모두를 오롯이 삶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우리는 함께 전인미답의 길에 오른 여행자이니까요. 여행이 아름다운 건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과 생각, 그리고 온전한 자기와의 마주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래된 자연과 역사에 스며든 이야기를 고전이라 말하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을 묵묵히 걸어온 '오래된' 자기와의 만남이 바로 고전이며 클래식이 아닐까요.


각자의 삶을 이끄는 열정이 전인미답의 길에 오른 당신의 벗과 쉼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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