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위대한 잔소리
Reflection for Resolution and Revolution
by
장준
Jan 4. 2022
To. My Sweet Child
이로써 마지막 편지가 되겠구나!
오늘은 색다르게 영어로 시작을 해보았단다.
나름 내 딴에 운율을 넣어서 재밌게 구성해보았는데, 네가 알아주면 참 좋겠구나.
오늘 우리 어머니께서 실신하실 정도로 눈물을 흘리셨단다.
자세히 모든걸 설명할 수 없지만, 내가 상처되는 행동과 말을 했단다. 그리고 나는 그걸 뒤늦게 깨달았지.
어머니는 살면서 처음 볼 정도로 소리지르며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스러웠단다.
항상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이 나의 무신경한 행동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것이 통념적으로 통탄할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정신이 냉정하면서
무서웠단다.
온 몸이 차갑게 굳은 기분이었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완벽하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어.
내가 어릴 적에는 부모님이 나에게 이상적인 가정을 꾸려주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자책을 철 없게 한 적이 있단다.
내가 20살때 사회에 내던져지고 나서 돈 몇 푼에 밥을 굶고 노숙을 하며 사람의 적나라한 이면을 느꼈을 때, 나는 그제서야 어머니의 가혹하고 거친 언행들이 이해가 됬단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아들 둘이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거야.
모두가 5시에 퇴근할 때, 항상 저녁 10시 즈음에 집에 오셔서 집안일을 하시고,
학교 공부에 대해서 거칠게 혼을 내시고, 매초리를 들며 꾸중을 하던 것이
나를 향한 공격이 아닌 가난함을 이기기 위한 굳센 메아리었던 것 같아.
낯부끄러운 말이지만, 엄마는 나를 혼내시더라도 공부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으셨단다.
장부에 빚으로 달아놓더라도 서점에서 아무 책이나 집었다면, 그것을 사주셨어.
그게 내 유일한 낙이고 행복이 되었단다.
최근에 아빠는 좀 곤혹스러운 경험이 많았단다.
어릴 때 공부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야.
아르바이트와 일을 하며 학교를 다닐 때, 직업적으로 잘 버티지도 못했단다.
12시간을 넘게 꼬박 밤을 새서 일을 하고 수업 과제를 하러 집으로 향할때면 새벽 길가에 주변에 누가 없는지 살펴본 후 주저 앉아서 엉엉 울었단다. 그리고 사람이 지나가면 번쩍 일어서서 울음을 잠깐 멈추었어. 꼴에 동정받고 싶진 않았거든.
그 때 깨달았던게, 나는 아무리 백날 노력해도 거친 엄마의 모습의 발꿈치도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아.
아빠는 엄마에게 그 이후로 어머니에게 감사하고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분이라고 마음 속에 항상 되뇌인단다.
아가야,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란다.
눈 깜빡하면 모든게 뒤바뀌는 이런 혼란 속에서 아빠는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지만 요 근래에 추진했던 사업, 업무, 그리고 시험 모든게 엉망진창으로 끝났단다.
아빠는 내 자신이 멋진 사람이라 생각해! 그리고 너에게 멋진 사람이고 싶단다.
하지만 매번 실패를 겪으니, 마음이 푹 꺾인 것 같구나.
이럴때면 내가 읽은 심리학 서적에서는 취미생활이나 운동활동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며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라고 되있지만, 솔직히 아빠는 그럴 생각이 하나도 없단다. 이 추운 날씨에 얼어죽을 일이 있니?
아가야, 세상을 살아가면서 네가 심하게 꺾이고 넘어지는 날이 있을 거란다.
불평을 늘어놓고 화를 내도 좋단다.
그럴 때는 가족찬스, 친구찬스를 사용하렴!
애인이 있다면 반려자에게 도와달라고 해보렴!
그러려고 친구를 사귀고 가족이 있는 게 아니겠니?
세상은 가면을 쓰고 서로 역할놀이를 하는 과정에 불과하단다.
네가 무슨 가면을 쓸지 정해질 때도 있고 네가 선택해서 만들 때도 있어.
어른이랑 아이랑 다른점이 무엇일까?
그저 어른은 많이 복잡한 역할놀이를 할 뿐이야.
중요한 것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느냐 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역할 속에서 생기는 이득을 고려해보아야 한단다. 말이 어렵다면 넘어가주려무나.
최근 가장 친한 사람한테 재수없다는 소리를 들었단다.
교수님은 나보고 예의를 갖추라고 그러더구나.
어머니께서는 내가 너무 독단적이라고 그러셨어.
이 모든 말들이 아빠를 대표하는 말이 될 수는 없어.
다만 모두가 나에게 말하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면 내가 변해야 한다는 신호란다.
아빠가 성공했던 부분에 대한 요점들만 지금까지 적어보았단다.
내가 실패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구태여 알 필요는 없단다.
물론 네가 과학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야!
(만약 과학자라면 가설검증을 하려고 신뢰도 타당도를 다시한번 확인할거야)
너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인 듯 하구나.
아빠가 말하고자 하는 말들의 내용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랑하는 네가 이를 못 받아들인다면, 내 말하는 방식이 잘못된 거겠지?
너를 항상 응원할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무나.
From. Your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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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아빠의 잔소리는 위대하다
06
여섯 번째 편지 - 플립사이드
07
일곱 번째 편지 - 의사와 킬러
08
위기 상황 대처 메뉴얼 : 네가 위험할때를 위한 편지
09
사과문 - 속상해 할 수도 있는 너에게 보내는 편지
10
아빠의 위대한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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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 속상해 할 수도 있는 너에게 보내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