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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은 Jun 13. 2024

미술을 좋아하세요?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싶으세요?

미술세계 

대학교 편입을 결심하게 된 하나의 계기가 있다. 미술관에서 일하고 싶어서였다. 비전공에서 미대진학을 해야 했던 나는 아는 것이 없었다. 단순히, 미술관에서 설명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 현재 사립박물관에서 도슨트를 하며, 나름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미술을 좋아해서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나같이 비전공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 혹은 미술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물관 학예사는 공무원보다 대우가 좋지 못하다. 공무원들은 재직 10년 이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학예사는 국민연금 외에 나라에서 주는 연금은 없는 걸로 안다.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의 현실은 잘 모르겠다. 국립이면 좀 다를까 싶기도 한데, 별로 크게 기대가 안된다. 

 전시기획을 배우는 과로 편입 후 나는 사립박물관에서 잠깐 일하다, 또 대학원을 진학했다. 몇몇 이력들은 주로 관에서 일한 것보다, 혼자 글을 쓴 것이나, 공동전시기획을 한 것이다. 이러한 것을 좀 더 뾰족이 다듬어, 계속해서, 내 커리어를 만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이어 붙인 것이 도슨트다. 도슨트 일은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설명을 성의껏 하면, 관람객들이 박수를 쳐주기도 하고, 반응이 좋으면 신도 난다. 

그렇지만, 도슨트는 설명이 없을 때는 박물관의 관리인과 같은 일을 담당한다. 박물관의 오픈준비(청소도 포함된다. 때때로 화장실 청소도 포함된다.)도 담당하고, 클로징도 한다. 사립박물관은 하나의 가게와 같다. 직원들을 학예팀이라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 매표를 할 수도 있고, 안내를 할 수도 있고, 관람객 응대 등을 담당한다. 오늘 경기도에서 도슨트 교육을 받고 왔다. 6월의 날씨는 8월의 불볕더위를 연상하게 했다. 쨍한 햇볕 때문에 두통이 오려고 해, 교육에 집중할 수 없었다. 더구나, 교육은 조금도 일찍 끝나지 않고, 퇴근시간에 맞춰서 끝났다. 2시간 30분가량이 걸려서, 집에 도착해서, 저녁밥을 욱여넣었다. 오늘 교육에서, 도슨트의 위상은 일반관람객에서 유명작가의 딱 중간이라고 발표자가 말했다. 도슨트는 충분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업으로 하기에는 보수가 안정적이지 않다. 더구나, 고용을 보장 못 받는 기간제이다. 지원사업에서 예산이 나와야만 박물관은 도슨트를 고용한다. 도슨트를 자원봉사로 쓰는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많다. 몇몇 인스타에서 볼 수 있는 인플루언서 도슨트는 흔하지 않다. 뮤지엄도슨트는 기간제 인력일 뿐이다. 4년제에서 전공을 해서 학사를 따고, 경우에 따라서 석사를 하고 도슨트를 하기도 한다. 투자비용에 비해, 경제적인 이득은 기대하기 어려운 직업이 도슨트이다. 물론, 내가 미술 쪽 일을 한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니고, 도슨트 하나 가지고, 미술관련된 일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은 좁을 수 있다. 그렇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종사하는 사람은 내 말에 많이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아는 것과 미술관, 박물관에 종사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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