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몰입 독서를 이끄는 낭독 독서
책읽기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할 때 낭독 독서는 좋은 해결방안이 된다. 뇌는 무언가를 시작하기까지가 힘들지 일단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어 하던 것에 무섭게 집중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독서도 마찬가지다. 독서가 아직 습관에 붙지 않아 독서를 시작하기가 어렵다면 낭독 독서를 이용할 수 있다. 내가 읽으려는 책을 꺼내 우선 첫 장만 낭독해보자. 평소에는 눈으로만 읽던 것을 낭독함으로써 뇌를 자극하고, 온 몸이 자극을 줌으로써 시작의 문턱을 낮게 해준다. 첫 장만 가볍게 읽으려고 했으나 가속도가 붙어 어느새 2장, 3장을 계속해서 읽게 된다. 또한 잡생각 때문에 독서에 잘 집중할 수 없을 때도 낭독 독서는 좋은 방법이 된다. 눈으로만 읽을 때 뇌는 딴 생각을 하기 쉽지만, 낭독 독서를 할 때는 눈만 작동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대, 혀, 입 등 목소리를 내는 모든 기관이 함께 작동해야 하므로 온전히 독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딴 생각이 날래야 날 수가 없다.
2. 정독을 이끄는 낭독 독서
낭독 독서를 하면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게 된다. 눈으로만 책을 읽을 때는 의미 단위로 뇌가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 파악하거나 숙고할 여유가 없다. 특히 단 시간에 많은 책을 읽거나, 많은 내용을 읽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의미단위로 책을 빠르게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책을 빨리 읽고, 의미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어 삶을 변화시키는 데 까지는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낭독 독서를 하게 되면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낭독을 하면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공들여 읽게 된다. 생각의 처리 속도보다 문장을 읽는 속도가 훨씬 느리기 때문이다. 생각의 처리 속도를 문장을 읽는 속도에 동조시킴으로써 좀 더 정확하게 문장을 읽게 되고, 그 문장을 음미하게 되며,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3. 작가가 되어 보는 낭독 독서
낭독독서를 하다보면 내 자아가 떨어져 나가고, 책을 쓴 작가의 옷을 잠시 입어 보게 된다. 새로운 자아가 되어보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책의 내용에 따라 낭독하는 목소리가 달라지고, 나의 사고나 감정, 기분도 읽는 책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가가 되어 보는 경험은 자신이 항상 생각하던 사고 방식과 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뇌는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는 자동 사고 시스템에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 낭독 독서는 내가 아닌 작가가 되어 보는 경험을 통해 약간의 자극을 제공하고, 항상 생각하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입장, 새로운 생각의 틀에서 생각해 보게 한다. 일반적인 독서는 나는 작가의 설명을 듣는 수동적인 청자의 입장이지만 낭독 독서는 독자가 청자가 아닌 작가의 입장이 되어 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한다. 새로운 자아를 입어보고 그 자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을 창조하는 경험은 특별하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낭독 독서하다보면 다양한 자아, 다양한 사고의 창조 경험을 간접체험할 수 있다.
4.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낭독 독서
특히 가치관을 변화시킬만한 통찰과 깨달음을 주는 책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책은 낭독 독서를 하게 되면 그 감동과 깨달음을 100퍼센트 느끼는 것을 넘어서 2배, 3배로 만들 수가 있다. 단순히 눈으로 그런 책을 읽을 때는 느낄 수 없는 감동과 깨달음을 낭독 독서를 할 때는 온 몸으로 온전히 느끼게 된다. 나에게 큰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책을 필사하여 그 부분을 낭독하면 말할 수 없는 감동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 글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들이 살아 움직이게 되고, 내 삶과 하나가 되게 된다. 눈으로만 읽는 독서가 바다에 잠시 발 한쪽을 담그는 독서라면 낭독 독서는 바다에 완전히 들어가 온 몸으로 파도를 느끼며 헤엄치고, 바다를 즐기는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온전히 감동과 깨달음을 느낀 책은 내 삶과 하나가 되어 행동하는 나를 만들기 때문에 단순히 책의 의미만 파악하고, 지나쳐버리는 독서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5. 목소리가 좋아지는 낭독 독서
나는 책을 낭독하기 시작할 때 핸드폰에 그것을 녹음하는 과정도 함께 시작했다. 이동 중에 내가 녹음 한 것을 듣고 싶기도 했고, 내 목소리가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할 때 동시에 듣는 목소리와 녹음해서 듣는 내 목소리는 완전히 달랐다. 그 자체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목소리가 엄청나게 좋아지는 것을 깨닫고 또 놀랐다. 처음에 녹음한 낭독은 매우 목소리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고, 발음도 부정확하며, 깊이가 없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난 후의 목소리는 나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아져 있었다. 발음도 정확해지고,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이 담겨 듣기에도 편안해져 있었다. 낭독 독서를 하기 전에는 내 목소리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말하기도 그랬다. 그러나 낭독 독서를 하고 나서부터는 말을 할 때 나는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고,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이 모두가 편안한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6. 말하기의 품격을 높여주는 낭독 독서
낭독 독서를 하다보면 낭독을 하기에 좋은 글이 있고, 좋지 않은 글이 있다. 그리고 낭독을 하기 좋은 글은 대체로 읽기에도 좋다. 특히 외국어 책을 번역한 번역서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번역가에 따라 어떤 책은 마치 음악처럼 아주 매끄럽게 낭독을 하기 쉽고, 어떤 책은 낭독을 하기에 매끄럽지 않기도 하다. 그 이유는 글쓰기와 말하기는 원래 하나이기 때문이다. 낭독 독서를 하다보면 말하기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말을 할 때 단순히 어떤 내용으로 말을 할지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서 말하기의 주제, 핵심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낭독 독서를 하기 전에는 단순히 말은 내뱉는 것이었지만 낭독독서 이후에는 말하기가 곧 글쓰기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말하기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말은 내뱉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처럼 차곡차곡 만들어 쌓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말은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내가 하는 말이 나 자신을 만든다. 그리고 타인, 사회와의 관계를 만드는 것도 역시 말이다. 그 말의 품격을 높여주고, 잘 정리된 언어로서 자신의 말을 만들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낭독 독서이다. 낭독 독서를 하면 내가 쓰는 단어 자체가 달라지고, 훨씬 다양해지며, 넓어진다. 또한 그 단어를 조립하여 문장을 만들고, 그 문장을 쌓아 하나의 주제를 가진 문단으로 쌓아가는 말하기를 하게 되기 때문에 실없는 말, 알맹이 없는 가벼운 말을 삼가게 되고, 핵심이 담겨 있는 뼈 있는 말만 하게 된다.
7. 내 삶을 바꾸는 낭독 독서
낭독 독서의 가장 좋은 점은 책을 통해 내 삶을 바꿀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 삶이 바뀌지는 않는다. 책을 읽고, 그 책의 지은이가 되어보고, 그 책을 내 목소리로 말해보고, 내 목소리와 온 몸이 그 책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책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한번 읽은 책은 하루 만에 잊힐 수 있다. 필사한 책은 한 달 후에 잊힐 수 있다. 그러나 낭독한 책은 영원히 내 삶을 바꿀 수도 있다. 책을 읽고 감동했다면 그 감동을 하루 만에 끝나는 일회성 경험으로 끝내버리지 말고, 낭독해보기를 바란다. 내 삶을 바꾸는 낭독 독서가 무엇인지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