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소시지 도둑> 마리안네 그레테베르그 엔게달 글. 그림
이 그림책을 읽고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이 떠올랐다. 주인공 사치에는 먼 타국 핀란드에 와서 일본 가정식 식당을 연다. 오니기리나 연어구이 같은 일본 가정식이 주메뉴인 카모메 식당. 그녀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카모메 식당의 메뉴 또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사슴고기나 청어요리, 또는 일본인 관광객의 입맛에 맞는 요리가 아닌 자신이 만들고 싶은 식당을 대표할 수 있는 자신이 대접하고 싶은 요리를 만든다. 그래서 처음에 카모메 식당은 아무도 찾지 않은 텅 빈 식당이었지만 어느새 그녀의 식당은 동네 주민들이 자주 찾는 동네 식당이 되어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된다.
사치에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녀의 삶이 자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자신을 억누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살기보다는 가짜 나를 연기하며 억지로 자신을 그것에 맞추고 살아간다.
그림책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의 주인공 셸은 도둑질이 직업인 가족의 아이다. 셸의 가족은 모두 남의 물건을 훔쳐 살아가지만 셸은 도둑질이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아무도 갖고 싶지 않은 쓰레기만 훔친다. 그래서 소시지 도둑 가족에게 셸은 골칫거리이자 문제아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 셸은 도둑 집안에 태어났지만 도둑이 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뜻을 끝까지 관철해 나간다. 아들이 훌륭한 도둑이 되기를 원하는 가족들의 바람에 휩쓸리거나 굴복하지 않는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도둑질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아는 셸은 가족들의 뜻을 꺾고 슬기롭게 끝까지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셸처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 힘을 합쳐 슬기로운 도둑질을 하게 된다. 결국 그 도둑질 덕분에 도둑질이 아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새로운 일. 셸은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한 하루를 살게 된다.
이번 생은 한 번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짧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며 참고 살기에는 아깝다. 이 그림책은 나중에 후회하며 지금 불행한 하루를 살기보단 용감하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용기와 끈기를 가르쳐준다. 나는 지금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해보게 된다. 셸처럼 슬기롭게 자신의 신념과 뜻을 끝까지 관철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