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날들> 로맹 베르나르
네가 사는 곳을 잘 살펴보렴.
하루하루는 다 다르지만
모든 날들이 아름다우니까
처음 사진기를 들고 본 풍경을 잊지 못한다. 입김이 하얗게 퍼지는 겨울이었고 코끝이 알싸하게 매우면서도 청명하게 깨끗한 겨울 공기가 머릿속을 깨끗하게 해주는 날이었다. 사진기의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세상은 특별했다. 눈부신 한낮의 겨울 햇살에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아름다운 가루처럼 보이고 메마르지만 봄의 기운을 응축하고 움틀 준비를 하며 촉촉하게 잠들어있는 산사의 나무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신비로웠으며 아름다웠다. 사진기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면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모든 것이 뷰파인더 속에 들어오는 순간 특별한 매력을 내뿜는 소중한 피사체가 된다. 내 주변의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고 얼마나 특별한 것들인지 깨닫고 놀라게 된다. 나는 얼마나 많은 보물들을 보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는지 한탄하게 된다.
가만히 바라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다. 고요히 존재하면 그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음이 어지럽고 머릿속이 소음들로 가득하면 그것들의 고요한 아름다움과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다. 눈 맑은 사람만이 당연한 것들의 당연하지 않음을, 고귀하고 특별한 아름다움을 깨닫고 음미할 수 있다. '하루하루는 다 다르지만 모든 날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 주변의 것들에서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 계절의 미묘한 변화를 느끼고 공기의 차이를 감지하며 자연과 하나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에 흩뿌려진 너무나도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보석들의 반짝거리는 빛을 볼 줄 아는 고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과 머릿속을 텅 비우고 자연의 소리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투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꿈같이 허망하고 신기루 같은, 한 손으로 쥐면 바스러질 것 같은 이 투명한 삶을 가볍게 그러나 아름답게 피어나도록 내맡기며 살고 싶다. 자유롭게 아름답게 고요하게 투명하게. 삶이 곧 그것이다. 삶이 곧 나다.
삶이 제가 가진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펼치며 제 알아서 피어나도록 가만히 놓아둔다. 나는 아무것도 애쓸 필요가 없다. 이 아름다운 삶 그 자체가 곧 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맑은 눈으로 그것이 가진 아름다움을,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면 된다. 내맡기면 된다. 모든 것은 제 알아서 제 흐름에 맞게 천천히 흘러가고 피어날 것이다. 애쓰거나 성취할 필요 없이 아주 딱 맞게 아주 완벽하게 지금이라는 순간이 피어나고 있다. 나는 향기롭게 피어난 삶이라는 꽃을 음미하면 된다. 사랑스럽게 피어나는 그 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