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의 조랑말이 어떻게 진화되는지 호기심을 갖기

<조랑말과 나> 홍그림

by 여행하는 그리니


8998751178_1.jpg



소년에게는 조랑말이 하나 있다. 그 조랑말과 함께 여행을 떠난 소년은 이상한 녀석을 만나 조랑말은 부러지고 산산조각 나고 망가진다. 그러나 소년은 조랑말이 망가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조랑말을 고친다. 여기저기서 이상한 녀석을 만나 조랑말이 망가지고 또 망가져도 소년은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랑말은 원래의 모습에서 진화하여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있지만 두 발로 서서 직립보행을 하는 조랑말로 새로 태어난다.


누구에게나 조랑말이 있다. '나'를 데리고 다니는 또 다른 '나' 또는 '내'가 데리고 다니는 또 다른 '나'. 이 몸과 마음에서 벗어나 '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그곳에 조랑말과 같이 낯선 존재 하나가 있다. 그 조랑말 같은 나는 항상 변화한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성장하기도 하고 변화하며 진화한다.


그 '나'가 어떤 모습이든, 어떻게 변화하든 진짜 본연의 '나'는 변하지 않는다. 조랑말이 아무리 망가져도 나와 함께 계속 여행을 떠나는 존재로 부활하듯 진정한 근원의 나는 망가지거나 훼손됨 없이 영원히 거기 있다.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행을 떠나 이상한 녀석을 만나서 조랑말이 망가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삶은 변화하고 계속되지만 거기에 실패나 죽음은 없다. 변화와 순환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삶은 이상한 녀석을 만나 재미있어진다. 변화와 실패가 없는 삶은 여행이 아니다. 있는 그 자리에 있는 그대로 아무런 변화도 없이 그냥 정지해 있는 것이다.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실패도 없으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조랑말이 망가지지 않고 그냥 헛간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자신의 조랑말을 데리고 삶이라는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이다. 재미있게 진화하는 조랑말을 데리고 새로운 시도와 경험들을 즐기며 삶이라는 여행길을 묵묵히 걸어 나간다. 그러니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랑말은 망가지면 새로 진화할 뿐 죽지 않는다. 내 옆의 조랑말이 어떻게 진화되는지 호기심을 갖고 여행길을 걷다 보면 나는 더 멋진 조랑말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삶이 곧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