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와 구라의 소풍>
들쥐 형제 구리와 구라는 배낭을 짊어지고 물통을 메고, 소풍을 간다. 배낭이 아무리 무거워도 힘들지 않은 이유는 배낭 속에 맛있는 도시락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배낭은 어찌나 크고 빵빵한지 구리와 구라의 몸보다 더 커 보일 정도다. 얼마나 맛있는 것들이 들어있기에 이렇게 크고 빵빵한 건지 호기심이 생길 정도다.
풀밭에 도착한 구리와 구라는 자명종을 꺼내 이제 경우 10 시인 걸 확인하고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체조도 하고, 들판을 한 바퀴 달리기도 한다. 소풍이 기대되고 즐거운 이유는 평소에 가지 않던 곳을 찾아가 평소보다 특별한 음식인 도시락을 먹기 때문이 아닐까. 밥은 평소에도 먹지만 도시락은 특별하다. 오로지 소풍을 위해서 만들어진 특별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소풍날 아침이면 어머니가 싸주시던 김밥. 나에게 소풍이란 참기름 발라 윤기 흐르는 까만 김 속의 반지르르하게 얌전히 담겨있는 하얀 쌀밥과 오색 재료들이 듬뿍 말린 김밥이었다. 사실 소풍이란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 가는 것인지도.
구리와 구라는 12시가 되기 전까지 신나게 놀다 털실을 발견하고 곰 아저씨의 집을 발견해 아주 작은 모험까지 한 후 12시 자명종 알람에 맞춰 근사한 점심 식사를 즐긴다. 봄날의 곰아저씨까지 초대해 거나하게 차린 소풍 도시락 자리는 정말 푸짐하다. 커다랗고 하얀 돗자리에 오렌지, 사과, 당근, 달걀, 쿠키, 잼, 오이피클, 채소, 샌드위치, 햄버거 등등. 아주 맛있어 보이는 도시락 한상. 이 그림책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장면이다. 새로운 친구 곰 아저씨도 만났고, 아주 작은 모험도 했으니 배고픈 구리와 구라에게는 더없이 맛있는 점심식사이리라.
이 그림책을 읽고 나는 시원한 가을이 오면 가장 먼저 구리와 구라처럼 맛있는 도시락을 푸짐하게 싸서 소풍을 가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메뉴는 뭐가 좋을까. 구리와 구라처럼 샌드위치나 아니면 어릴 적 추억의 김밥도 좋겠다. 맛있는 음식들을 푸짐하게 싸서 시원한 숲으로 소풍을 가야지. 그리고 높은 하늘을 머리 위에 두고 달리기도 하고, 체조도 하고, 풀꽃 구경도 하고, 음악도 듣고, 구름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신나게 놀아야지. 12시가 되면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어야지.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당장 오늘부터 도시락을 싸서 행복한 하루, 기대되는 점심시간을 만들고 싶다. 구리와 구라처럼 소풍 같은 하루를 신나게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