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와 네루네루> 아라이 료지 지음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 잠이 오지 않는 스스와 네루네루는 잠이 올 때까지 이야기 짓기 놀이를 한다. 창밖을 통해 찾아온 시계 유령의 몸속 나라로 들어간 스스와 네루네루는 온갖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모험을 즐긴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치 꿈속의 세계처럼 아주 커다란 비스킷과 초콜릿이 있는 나라에서 먹고 싶은 만큼 과자를 먹고, 아찔한 협곡 사이로 난 외나무다리를 외발자전거를 타고 건너기도 한다.
꿈속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현실적이지 않은 일들이 수시로 일어난다. 논리와 맥락은 사라지고 온갖 것들이 뒤섞여 원인과 결과의 세계가 아닌 비논리의 일들이 맥락 없이 일어난다.
인간은 왜 꿈을 꾸는 걸까? 우리가 밤에 잠이 들었을 때 보이는 것들, 꿈의 세계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육체가 쉬고 있을 때도 잠들지 않는 무의식의 정신작용은 참으로 신비스럽다.
사실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 생활하는 세계도 하나의 꿈이다. 다만 낮에 꾸는 꿈의 세계는 논리와 이성이 지배하는 꿈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논리적인 꿈의 세계인 것이다. 그러나 낮의 꿈이든 밤의 꿈이든 모두 하나의 의식이 '나'라는 개별적 자아로 분화되어 꾸는 꿈이다. 낮의 꿈은 리얼하게 현실적이고 상식적이며 논리적인 세계이고, 밤의 꿈은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이며 비논리적인 세계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낮에 꾸는 꿈의 세계에 우리는 너무 푹 빠져 사느라 꿈이라는 것을 망각해 버렸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가져야 하며, 이루어야 할 것과 가져야 할 것, 가야 할 곳과 성취해야 할 것들이 가득한 낮의 꿈속 세계는 우리의 감각을 유혹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하나의 의식이 꾸는 꿈에 불과하다. 세상에 심각한 일은 하나도 없다. 그저 모든 것이 꿈속의 세계임을 또렷한 의식의 빛으로 비추고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된다. 사실 의식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내가 애쓰지 않아도 의식은 세계라는 꿈을 잘 비추고 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줄을 알고 꾸는 꿈은 그냥 꿈속에 빠져 휘둘리는 것과는 다르다. 꿈속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는 진이 빠져 모든 것이 꿈과 같이 지나가버린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하나의 꿈과 같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면 여유롭게 삶을 깨어있는 의식으로 비출 수 있다. 꿈속의 세계에서는 그 어느 것도 무서워하거나 애쓸 필요가 없다. 그저 꿈속의 세계를 즐겁게 유희하며 신나게 놀면 된다.
모든 것이 꿈의 세계인데 무엇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겠는가. 그저 미소 지으며 이 삶이라는 꿈을 유유자적 즐기면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