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불안하다면, 행복하지 않다면, 공허하다면 이것부터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by 여행하는 그리니

"개성을 만드는 것은 경험이다. 풍부한 개성을 만드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다."


"미래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완전히 살고 있지 않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새 집으로 이사한 지 1년 가까이 되었다. 벌써 2023년 11월의 막바지다. 처음 이 집으로 들어올 때 내가 꿈꿨던 것은 꼭 필요한 것만 간소하게 있는 미니멀리스트의 방이었다. 법정스님의 방까지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쓸데없는 잡동사니들로 어지럽고 지저분한 공간은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2023년 11월 26일 현재, 내 방 상태는 '전혀 그렇지 못함'이다.


내가 꿈꾸던 이상적인 방은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책 속의 집처럼 잠을 자는 곳, 책을 읽는 곳, 글을 쓰는 곳이라는 용도에 충실한 아주 담백하고 여백이 90%인 그런 집이었다. 마치 이제 막 이사 나간 집처럼 새하얀 텅 빈 집. 그런 공간에서 내 삶의 중요한 목표와 가치를 중심으로 살고 싶었다. 곁가지들 -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 가십거리, 쓸데없는 행동과 생각, 쓸데없는 유튜브 영상 보기, 남의 사생활 엿보기(인스타그램), 잡념, 지금 당장의 욕구만을 해결하는 것, 사지 않아도 되는 물건, 딱히 없어도 되는 것들을 싹 잘라 없애고, 중심기둥만 떡 하니 있는 아주 간소하고 텅 빈 공간.



내 삶이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핵심가치와 목표에서 멀어졌을 때 나는 불안과 공허를 느낀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낀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무언가를 사거나 어떤 행위를 함으로써 그 갈증을 해소하려 한다. 그러나 그런 시도는 오히려 더 큰 갈증과 불안을 가져온다.


그럴 때 내가 해야 할 일은 모든 것을 멈추고 집을 비우는 것이다. 내가 있는 공간을 베우고 정리하고 청소한다. 그래서 11월의 마지막주 일요일, 나는 황금 같은 귀한 휴일 오후를 청소하고 정리하며 비우는 데에 쓰기로 했다.


테이블 위 어지럽게 놓여있는 책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요즘 먹고 있는 울금가루와 비타민을 부엌 찬장에 정리하고, 아로마 테라피를 배운다고 사둔 오일들과 정제수를 정리하고, 선물 받은 것들을 테이블 아래에 정리하고, 말끔해진 테이블 위를 소독하고 닦았다.

볼 때마다 심란했던 부엌 싱크대를 닦고, 하수구의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고 닦았다. 속이 다 시원했다. 바닥을 닦고 행거의 옷들을 정리하고, 옷장 위의 먼지를 닦아냈다. 미루었던 화장실 청소까지 했더니 온몸이 개운했다.


그리고 내 마음도 깨끗해졌다. 텅 빈 공간이 선물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마음에 조금씩 길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지 노트에 정리하여 기록하고, 나만의 미라클 모닝 루틴도 계획하여 적어 넣었다.


아! 개운하다. 그리고 두근거린다.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마음을 깨끗이 하고 내가 살고나 하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있는 공간을 깨끗이 비우고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 그러면 내 삶의 곁가지들, 잡동사니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저절로 비워진다. 그리고 그 자리엔 내 삶의 중요한 가치과 목표만이 남는다. 내가 할 일은 그저 그것이 다른 잡동사니들에 파묻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삶이 불안하다면, 행복하지 않다면, 공허하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혼란스럽다면, 무기력하다면 먼저 내가 사는 공간을 비우는 것부터 해보자.

언젠가 나의 꿈은 이사할 때 짐이 캐리어 하나에 다 들어가는 궁극의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을,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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