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이 끝났다. 인생 최고의 만찬을 맛보았다.

단식 10일 차 + 보식 1일 차 - 매일 최고로 맛있는 것을 먹는 방법

by 여행하는 그리니
단식이 끝난 후에 일상생활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복식호흡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하루 1시간이라도 유산소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이다.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 <병은 만 가지라도 단식하면 낫는다>, 이우영


단식 후에 갑자기 살이 찌는 이유는 씹는 습관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죽이 부드러워 그냥 국을 먹듯이 훌훌 넘기다 보면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아서 과식하게 되고 요요현상을 초래한다. 약 3일간은 이렇게 ‘1일 1식’을 하면 좋다.
단식은 자신의 습관을 개선하고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돌아보는 계기에 지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단식 후 관리이므로 보식 3일 차가 지나면 경단식으로 ‘1일 2식’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3일간 ‘1일 2식’을 한 다음 점차 일반식으로 나아간다.
일상식으로는 아침에는 감자·사과 주스를 먹거나 바나나를 하나 정도 먹는 것을 권한다. 감자와 사과를 갈 때는 껍질을 벗기지 말고 껍질째 갈아서 마시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에도 지나친 식사는 금하는 것이 좋다. 배변과 배뇨로 밤새 쌓인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나면 그때 식사를 하도록 하자. - <병은 만 가지라도 단식하면 낫는다>, 이우영



오늘은 드디어 단식 10일 차가 끝나고 저녁식사로 죽이나 미음을 먹는 날이다. 단식을 10일 했다면 3~4일은 죽이나 미음, 누룽지죽 등을 먹으며 천천히 일반 식사로 나아간다. 나는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퇴근해서 저녁식사로 먹을 죽과 된장국을 생각하며 흥분과 행복으로 가득했다. 드디어 무언가를 씹을 수 있다!


메뉴는 누룽지탕과 미역국, 그리고 김치로 정했다. 후식은 호두와 캐슈넛을 조금 먹기로 했다. 마침 집에 누룽지와 미역이 있어서 퇴근하자마자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보식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물을 적당량 넣고 누룽지를 끓인 후 잘 익은 김치를 썰고, 미역국을 끓였다. 미역을 빨리 불리기 위해서 뜨거운 물을 이용했다. 건버섯도 불리고, 비건 미역국 끓이는 레시피를 찾아서 된장 조금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미역 버섯 된장국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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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을 끓이는 사이 누룽지탕이 딱 알맞게 식어 있었다. 나는 후후 불고 누룽지를 떠서 한 입 넣었다. 그리고 찾아온 극락의 세계. 와, 누룽지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나는 인생의 모든 맛이 그 누룽지 안에 있다고 생각될 만큼 최고로 맛있는 누룽지를 눈을 감고 황홀하게 음미했다. 씹을수록 고소하게 전해지는 쌀의 맛과, 뭉개지는 쫀득한 식감이 나의 혀를 춤추게 했다. 누룽지 한 입 후 미역국을 한술 떠서 입안으로 넣었다. 그리고 찾아온 지상 최고 맛의 향연. 아니, 이게 진정 내가 끓인 미역국이란 말인가. 조미료도 마늘도 육수나 채수도 고기도 아무것도 안 넣은 미역국인데, 요리똥손인 내가 10분 만에 휘리릭 끓인 미역국인데 너. 무. 맛. 있. 다! 나는 이제껏 먹었던 미역국 중에 가장 맛있는 미역국을 먹고 있었다. 꼬들꼬들한 미역의 식감과 된장으로 감칠맛 나는 짭조름하고 시원한 국물, 그리고 풍미를 더해주는 버섯. 무언가를 씹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라니... 나는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 누룽지와 미역국을 왔다 갔다 하며 인생 최고의 만찬을 누렸다.


보식이나 일반식을 할 때 건강하게 잘 먹고, 소화를 잘 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번 꼭꼭 씹어 음식물이 죽이 되도록 해서 넘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최소 60번 이상을 씹어 음식물을 아주 천천히 씹어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맛있어서 씹는 것은 저절로 되었다. 씹을수록 진해지는 미역국의 감칠맛과 누룽지의 고소함이 입안을 황홀하게 했기 때문이다. 입맛이 없다면 하루만 굶어보시라. 그러면 그 즉시 지상 최고의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맛있고, 화려하며, 비싼 음식이 아니라 배를 비우고, 소화기관을 쉬게 하여 음식의 영양분이 완전히 우리 몸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한다면 무엇을 먹든 그것은 피와 살이 되고, 소중한 영양분이 되어 완전히 우리 몸에 흡수될 수 있다. 그러나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식사시간이 되어서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먹는다던가 기름지고 가공되어 포만감을 주지 못하는 음식을 과도하게 먹는다면 그것은 우리 몸에 완전히 흡수되지 못하고 노폐물과 독소로 남아 우리 몸을 공격하는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입맛이 없다는 것은 무언가 맛있는 것을 억지로 찾아 먹으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정화와 배출작업이 필요하니 먹기를 중단하고 잠시 절식을 하라는 몸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우리 몸은 참 똑똑하다. 10일간 당근주스밖에 먹지 못해서 나는 내 소화기관이 이런 일반음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내 똑똑한 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오히려 나의 몸은 단식을 통해 최고의 컨디션에 있었고, 무엇을 먹어도 완벽하게 소화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오히려 나의 소화기관은 새로운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소화시켜 내 몸에 필요한 여러 영양소들을 흡수시킬 수 있어서 기뻐하고 있었다. 더 먹고 싶었지만 더 일을 시키고는 싶지 않아 수저를 놓았다. 배가 부르기 전에 적당한 시점에 숟가락을 놓고 식사를 마치는 것. 이 습관은 음식물을 100번 이상 여러 번 씹어 아주 천천히 식사를 하는 것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건강습관이다. 생채식을 먹든 일반 화식을 하든 채소를 먹든 고기를 먹든 소식과 오래 씹어 먹기 방법으로 먹는다면 우리 몸은 기뻐한다. 배가 부르기 전에 숟가락 놓기, 아주 천천히 오래오래 씹어 먹기. 이 습관을 실천한다면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고 건강한 식생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단식 10일 차, 이번 경험이 나에게 준 가장 큰 깨달음을 꼽는다면 바로 이것이다.


비움으로써 얻은 먹는 것의 즐거움과 감사함.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옛말에는 아주 깊은 지혜가 담겨 있었다. 나는 앞으로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을 것이고, 배가 부르기 전에 수저를 놓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움으로써 느낄 수 있는 먹는 것의 즐거움과 감사함을 온전히 누리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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