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걷기 수업> 알베르트 키츨러
온전하고 완전한 고요에 이를 떄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만난다 -<우파니샤드>
일상에서 벗어나 무한히 펼쳐진 자연 속을 걸으며 단조로운 명상을 하다보면 내면은 잠잠해진다. 우리 주변에 드리운 침묵은 우리 안으로 들어와 몸과 마음을 진정시킨다. 우리는 자신의 중심에 더 가까워지고, 스스로를 더 잘 느끼며, 통일성과 정체성을 경험한다. 기분이 좋아지고 희열까지 느껴진다.
바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엔도르핀의 작용 덕분이다. 이 호르몬들은 우리가 신체적 활동을 하면서 햇빛을 받으면 몸속에서 활발히 분비되어 행복감을 촉진한다.
-<철학자의 걷기 수업> 알베르트 키츨러
자신의 중심에 더 가까워지는 활동으로 걷기만한 것이 있을까. 진짜 자기 자신을 만나려면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에겐 걷기가 가장 훌륭한 통로가 되었다. 걷기를 하며 나의 중심에 가까워지고, 진짜 나 자신을 만나면 나의 진짜 욕망과 영혼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내 영혼의 목소리는 거짓이 아닌 진짜일 확률이 높다. 타인과 사회의 욕망이 아니라 진짜 나 자신의 바램.
요즘은 걷기와 함께 글쓰기를 한다. 걷기를 통해 만나게 된 진짜 나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글로 잡아두기 위해서다. 걷기를 통해 나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글쓰기를 통해 그 목소리를 더 깊이 발전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걸으며 떠오른 영감이나 직감을 글쓰기를 통해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발전된 형태로 창조한다. 그러면 걷기와 글쓰기 둘 다 재밌어진다.
걷기를 하며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한 글들을 읽어보면 주로 '행복'의 감정들이 서려 있다. 그 이유는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엔도르핀의 작용 덕분이리라. 단순히 햇빛을 받으며 걷는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몸 속에서 이런 물질들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 너무나 흥미롭고 신기하다. 왜 우리 몸은 걸을 때 이런 물질들을 분비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걷기가 인간에게 꼭 필요한 필수적인 행동이기 때문이 아닐까. 명상이나 따뜻한 샤워, 기분좋은 대화,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시간,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등의 행동들이 인간에게 행복감을 주는 행동인것처럼 걷기도 그러한 속성을 가진 행동인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사라지고, 비로소 본질이 드러난다. 기실 우리 삶의 본질은 다양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자기 자신과 마주하지 못하고 피하려 할 떄, 삶의 문제들을 외면하고 싶을 때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도피하려고 한다.
끊임없는 분주함은 겉보기에는 생동감이 넘쳐 보여도 실상은 산만함, 도피, 헛수고에 불과할 떄가 많다. 오히려 삶의 본질은 내면의 평온, 진정성, 영혼의 안식, 좋은 인간관계 같은 몇 안되는 근본적인 것들에 있다. 이것들이 삶을 지탱해주는 기둥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물질적인 것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고 일궈나가야 한다. 하지만 외부 사물과 재화에서 행복을 헛되이 찾는다. 부와 소유물은 삶을 더 쉽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듯 보인다. 그러나 때때로 삶을 더 힘들고 걱정스럽고 복잡하게 만들 때도 있다.
우리 삶의 본질은 단순하다. 나는 어쩌면 그 단순한 삶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진짜 자기 자신을 마주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들로 나를 만족시키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이것을 하면, 저것을 얻으면, 이런 사람이 되면 행복해질 거야. 끊임없는 분주함은 겉보기에는 생동감이 넘쳐 보여도 실상은 산만함, 도피, 헛수고에 불과할 때가 많다는 것은 나의 과거를 읽어주는 듯하다. 행복을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에게서 찾지 못하고 미래의 무언가가 만들어줄 거라고 착각하고 여기저기 방황했던 과거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삶의 본질은 내면의 평온, 진정성, 영혼의 안식, 좋은 인간과계 같은 몇 안되는 근본적인 것들에 있으니 그것들을 잘 보살피라고. 살아가면서 물질적인 것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지금 부족하다는 그 생각만 내려놓으면 풍요와 행복이 가득찰 것이라고.
그렇다.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하루에 3끼 이상을 먹지 못하고, 몸 위에는 옷 하나 이상을 걸치지 못하며, 한순간에 하나의 공간만을 점유한다. 오히려 많이 먹으면 몸에 탈이 나고, 이것저것 많은 소유물과 넓은 공간을 가진들 다 입을 수도 쓸수도 활용할 수도 없다. 삶의 단순한 행복은 지금 이 순간 자기 안에 있다. 외부 사물과 재화는 나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 사물과 재화에서 나의 행복을 찾는 순간 오히려 더 걱정스럽고 복잡하며 잘못된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다. 인간은 물질적인 것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도록 태어났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안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이미 행복을 자기 안에 가지고 태어났다는 진실을 걸으면서 깨달을 수 있다. 인간은 걷기만 해도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엔도르핀 등의 이름도 복잡한 행복 호르몬들을 자동생성하는 엄청난 존재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도, 돈을 주고 사는 것도,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도 아니다. 그냥 타고난 힘이다. 이런 타고난 힘이 인간에게는 수없이 많다. 그 힘을 발견하고 잘 활용하여 삶의 본질을 단순하게 만들고, 진짜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갈 때 우리는 힘들이지 않고, 바로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은 단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