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으로 체온을 올린다고요? 티베트 스님들의 뚬모 실험

by 최정미의 뇌과학

티베트의 높은 산속,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젖은 천을 몸에 두른 채 앉아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뚬모(g-tummo)’라는 고대 명상법을 실천하는 스님들인데요. 이들은 단순히 마음을 가다듬는 것을 넘어, 명상을 통해 체온을 높이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해요.

뚬모 명상이 정말로 체온을 올릴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다 보면 뚬모 명상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신체적 요소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근육을 수축해 몸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고요. 이때 ‘항아리 호흡법(vase breathing)’이라는 특별한 호흡법이 사용됩니다. 숨을 멈추고 복부와 골반 근육을 조여 마치 항아리 모양처럼 배를 내미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인지적 요소, 즉 마음속에서 불꽃을 떠올리며 몸 곳곳에서 열을 느끼는 시각화입니다. 단순히 숨을 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불꽃을 떠올리고 열을 마음으로 느낄 때 이 온기가 더 오래 유지된다고 하네요.


연구진들은 먼저 티베트의 깊은 산속에서 명상을 오랫동안 수행한 스님들을 대상으로 체온과 뇌파를 측정했는데요. 스님들이 강한 호흡법을 사용하면 겨드랑이 온도가 최대 38.3°C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정도 온도는 가벼운 열감이지만, 혹독한 추위 속에서 유지되기에 놀라운 결과라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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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이때 체온의 증가와 함께 뇌의 알파 리듬의 파워가 비례해서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이완된 집중’ 상태가 강화됨을 의미하는 중요한 발견입니다.

연구진들은 이어 서양 초보자들에게도 뚬모 명상의 일부인 호흡법만 가르친 후 비교 실험을 하였는데, 이들 역시 호흡법을 통해 약간의 체온 상승을 경험했지만, 그들은 호흡을 멈추면 금세 온도가 다시 내려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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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각화 명상을 병행한 호흡법 수행자들은 호흡을 멈춘 구간에서도 체온이 내려가지 않고 유지되며, 놀랍게도 이때 다시 호흡을 하게 되면 계단식으로 더 높은 체온에까지 이르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가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은, 뚬모 명상이 몸의 열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를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명상 중 시각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마음속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긴 한데요. 어떻게 보면, 숨을 통해 발생한 열을 마음의 힘으로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은 단지 추위를 이겨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체온이 약간 상승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집중력과 반응 속도가 개선되기 때문에 우리 일상 속에서도 참 유용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추운 날씨에 면역력을 강화하거나 집중력을 높이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몸과 마음 건강하세요.




“과학으로 세상을 밝힙니다. 최정미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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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동영상 링크 : https://youtu.be/p6xtJRYCZz0


그림 1, 2, 3 출처 :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58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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