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집중하면 앞에 빛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by 최정미의 뇌과학

시청자 질문

눈을 감고 집중하면 앞에 빛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눈을 감은 상태에서 오랫동안 집중할 때, 어둠 속에 빛이나 색깔이 보이는 현상은 뇌의 시각 처리 회로가 스스로 활성화되며 생기는 내생 시각 경험(Internal Visual Experience)입니다. 즉, 외부 자극이 없어도 뇌 내부의 신경 활동이 시각적 형태로 인식되는 것이예요.


집중 상태에서는 먼저 가바(GABA)라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합니다. 가바는 과도한 신경 흥분을 억제해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 활동을 줄이는데요. DMN은 평소 잡념이나 자기 성찰, 과거 기억 등을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네트워크로, 가바의 작용으로 이 영역이 억제되면 뇌는 외부 대신 내부의 신호에 더 민감해져요.


이때 활성화되는 것은 작업모드 네트워크(Task Positive Network, TPN)와 그 하위 요소인 주의 네트워크(Attentional Network) 인데요. 이들은 주의의 초점을 좁히고, 감각 입력을 선택적으로 강화합니다. 즉, 불필요한 자극은 억제하고, 현재의 감각 정보나 신체 내부 신호에 집중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이 감각 처리의 민감도를 높이는 부분입니다. 세로토닌은 감각 필터 역할을 하는 시상(Thalamus)과 시각 피질(Visual Cortex)을 연결하며, 중요하다고 판단된 신호를 시각 피질로 전달해 감각적 통합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데요. 외부 입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뇌는 내부의 작은 전기적 신호를 ‘빛’으로 해석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때 시각 피질의 신경 활동은 이를 의미 있는 패턴으로 조직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밝은 점, 선명한 색, 움직이는 빛줄기 같은 형태로 지각될 수 있어요.


즉, 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빛은 외부 세계의 반응이라기 보다는, 뇌가 내부 전기적 신호를 감각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네요. 이 현상은 감각 차단 상태에서 우리 뇌가 더 미세한 내부 활동을 포착하고, 이를 시각 경험으로 정교하게 전환시키는 흥미로운 신경생리학적 반응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과학으로 세상을 밝힙니다. 최정미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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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동영상 링크 : https://youtu.be/OaXWJT2F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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