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 신경세포의 활동을 가장 직접적으로 기록하는 기술

by 최정미의 뇌과학

뇌파(EEG)는 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변화를 직접 포착하는 기술입니다. 신경세포가 시냅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전위 변화가 두피까지 전달되고, 이를 전극이 실시간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뇌파는 다른 뇌기능 장치들에 비해 신경 활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도구로 평가되요. 기능적 MRI나 근적외선 분광기처럼 신경 활동 이후에 뒤따르는 혈류나 대사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장치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인데요.


특히 뇌파는 시간 해상도가 탁월합니다. 신경세포는 밀리초(ms) 단위로 흥분과 억제를 반복하며 정보를 처리하는데, 뇌파는 이러한 전기적 변화를 거의 손실 없이 기록할 수 있어요. 반면 fMRI는 혈류 기반 신호(BOLD response)를 측정하는 방식이라 본질적으로 시간 지연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혈류 반응은 신경 활동 이후 약 4~6초가 지나야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스캐너가 빨라져도 이 생리적 지연(hemodynamic delay)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최근 fMRI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속 스캔이 가능해졌지만, 신호 자체는 여전히 혈류 변화에 의존하고 있어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의 순서나 미세한 시간적 흐름을 추적하는 데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습니다. 뇌파가 밀리초 단위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fMRI의 시간 해상도는 대략 천 배 정도 느린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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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뇌파는 공간 해상도 측면에서는 다소 구조적 한계가 있는데요. 전기 신호가 두개골과 연조직을 통과하며 퍼지는 특성(volume conduction) 때문에 여러 위치의 신호가 서로 겹쳐서 기록되기 쉬워요. 하지만, 현대의 분석 기술을 고려하면 이는 그다지 한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ICA(Independent Component Analysis), PCA(Principal Component Analysis) 같은 분해 기법을 적용하면 서로 섞인 신호를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고, source localization 기법(sLORETA, beamforming 등)도 특정 영역의 활동을 재구성하는 데 널리 활용되고 있으니까요. 또한 coherence나 기능적 연결성 분석에서는 위상 지연이 있는 연결만을 추출하기 때문에, volume conduction으로 인한 즉각적 상관이 대부분 배제되어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래서 연구와 임상에서 EEG가 활용되는 데에는 실질적인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뇌파와 유사하게 신경 활동의 전기적, 자기적 특성을 직접 측정하는 장치로 뇌자도(MEG)도 있습니다. MEG는 공간 해상도 측면에서 EEG보다 우수한 장점이 있지만 장비가 매우 고가이고 크기가 커서 이동성이 거의 없으며, 초전도 자석을 유지하기 위한 헬륨 냉각 장치가 필요해 운영 비용도 상당한 편이예요. 이런 이유로 MEG는 대부분 대형 연구 병원이나 국가 연구소에서만 운영되고 있어요.


이와 비교하면 EEG는 가격적 접근성, 이동 용이성, 비침습적 실시간 측정, 높은 시간 해상도라는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장착 편리성을 갖춘 다양한 웨어러블 형태로도 많이 보급되고 있구요. 제대로 된 전극 부착법과 잡파가 혼입되지 않게 하는 요령만 익히면, 간단한 전극과 휴대 장비만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측정이 가능해서, 대규모 연구나 임상 스크리닝에서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뇌파는 지금도 여전히 뇌 기능을 가장 직접적이고 실시간으로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창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학으로 세상을 밝힙니다. 최정미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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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동영상 링크 : https://youtu.be/j3jbpRD3mZY


그림 출처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87892931830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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