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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꺼운안경 Feb 27. 2024

반가운 악몽

낮잠을 잤다.


한 30분 정도만 자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30분 후 알람이 울려서 잠을 깼다. 분명 깼다. 알람도 껐다.


어떤 작은 극장에서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여성 외국인과 그와 결혼한 미국인 남성과 대화를 했다. 이들은 아이가 있었고, 아이는 한국말을 꽤나 잘했다. 


그곳은 친구가 지내는 집 안에 있던 극장이었고, 나는 극장을 나와 친구의 방으로 향했다.

친구의 PC로 인스타그램을 확인했다. 


과거 함께 작업을 했던 작업자에게 DM이 와있었다. 

왜 오지 않았냐는 메시지였다. 이젠 참지 않겠다는 말도 같이 남겨져있었다.


그와 작업하기로 한 날짜가 한참 지나 져 있었다. 너무 바쁜 탓에 완전히 잊고 있던 것이었다.


갑자기 어느 단체방에 초대가 되었다. 그곳엔 작업과 관련되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이번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난처해진 사람들. 손해를 본 사람들. 그냥 지인들.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증오를 품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내가 태그 된 글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그 글에는 과거 나의 학창 시절부터 과거 나와 작업했던 현장의 사진들 정말 개인적인 사진들까지.


나의 사생활들이 담겨있었다.


나는 어떠한 답변도 할 수가 없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자책도 했다. 요즘 너무 바빴지. 어떻게 이걸 놓치지.


숨도 쉴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일어났다. 


분명히 깼다. 


우리 집 천장이 보였고, 나의 랩탑으로 인스타그램을 들어갔다.


그대로였다. 꿈이라 생각했던 것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두려움이 더욱 커져갔다. 


나에게 처음 연락을 온 작업자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했다. 뭔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기존의 내가 알고 있던 작업자의 피드도 아니었다. 의심도 하지 않았다.


DM에는 나의 지인들의 응원의 메시지도 몇 개 쌓여갔다. 

그래도 나는 널 믿는다. 끝까지 기다리겠다.


게시물에는 정확히 어떠한 것들이 들어있었을까. 차마 다 확인하지 못하고 막연한 불안만 가득 있었다.


갑자기 눈이 떠졌다. 당연히 절망이었다. 


"아 그새 지쳐서 잠들었구나.." 하며 다시 인스타그램을 확인했다.


나의 인스타그램은 너무나 조용하고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나는 그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인스타그램을 바로 들어가 봤다.


역시나 꿈이었다. 


최악의 악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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