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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는 작가들에게서 느끼는 것

by 헤아리다

도스토예프스키, 후쿠나가 다케히코, 나보코프, 미시마 유키오.


최근 이들의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이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작가들에게 느낄 수 있는 것인데, 등장인물들의 몰아치는 감정을 이성적으로 써내려간다. 세세한 감정의 묘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요동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작가 자신들도 감정을 풍부하게, 예민하게 느낀다는 것인데, 그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고 논리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뛰어난 작가는 이성과 감성을 언제든 꺼내 쓸 수 있을만큼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적절하게 분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이들의 재능이라 생각한다.


내가 글을 쓸 때는 감정이 나의 주인이 되었을 때다. 고달프고 힘들 때, 외로울 때마다 한 자 한 자 적어내려 가고 있노라면, 내 눈물을 머금어 무거워진 심장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항상 감정에 사로잡혀 무너지기 전에 글을 쓰게 되는 나도, 어느 정도는 내 감정에 거리를 두고 써본다면 조금은 힘든 마음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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