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특별한 결혼식을 꿈꾸는 예비신부의 절망(?)

웨딩일기 D-93

by 열매한아름

특별한 결혼을 꿈꿨다. 우리 두 사람이 주인공인 결혼식. 모두가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그런 결혼식. 남들과는 다른 그런 결혼식.

소박하게 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결혼 준비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이고도 싶었다.

나의 결혼식만큼은 내가 가장 아름다웠으면 좋겠고, 누가 봐도 아름답고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랬다.


그래서 소규모 웨딩도 종류별로 알아보았다.

펜션 웨딩? 레스토랑에서 웨딩? 야외 공원이나 해변에서의 웨딩?...

드레스는 어떤게 예쁠까? 해외 직구는 어떨까, 저렴하게 대여하는 방법은 없을까?

축가는 누구에게 부탁하지? 그래도 음악한 사람인데 주변에 멋지게 축가해줄 사람 한 명 없겠어?

하루종일 핸드폰을 들고 서치 또 서치하면서 눈이 빠져라 알아봤다.

한복은 안해도 되겠지?

스튜디오 촬영보다 야외에서 멋지게 찍는 셀프웨딩이 대세지!

신혼여행은 어디 진짜 특별하고 좋은 데 없나?


하지만 결혼식 전에 해야할 준비와 계약을 어느 정도 마친 후의 결과를 보자면... 남들과 다를게 없다. 특별할게 하나도 없다. 평범해도 너무 평범하다. 현실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소규모 웨딩은 식대가 너무 비싸고, 한복은 안할 수가 없고, 셀프웨딩을 찍기엔 너무 수고롭고 돈이 많이 들며 장거리 연애중인 우리에겐 준비할 시간이 없다. 수년간 음악을 가르치다보니 눈만 높아져서 웬만해서는 축가를 부탁하지도 못하겠다. 스드메는 그냥 패키지로... 신혼여행은 신혼부부들이 제일 만만하게(?) 신혼여행으로 선택하는 푸켓이다. 커플링, 한복, 드레스 다 평범하다. 평범해도 너무 평범해...


좀 더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나의 탓이기도 하지만, 후회해봤자 소용 없다.

'예쁘게 잘 나올거야'

'이 정도면 충분하지 뭐'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할 뿐.


아무리 예쁜 신부도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아무리 아름다운 드레스도 보는 사람마다 예뻐 보일 수도 있고 안 어울려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하나하나가 다 신경쓰이게 되는게 신부의 마음이다. 인생에 한 번뿐인 이 시간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싶으니까. 힘들게 준비한 결혼식에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준비해야할 더 중요한 게 많다는 걸 느끼고 있다. 내가 고른 옷이나 드레스가 좀 평범하더라고, 우리가 찍은 사진이 별로 예쁘지 않더라도... 평생을 함께 살아갈 우리가 설계하고 준비해야할 건 사실 결혼식이 아닌데.

어떻게 살아갈지,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우리는 양가에 어떤 자녀가 되어야 할지,

어떤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가정을 이루어가고 싶은지..

나누고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 많다. 약 석달 후, 나에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할 결혼식.. 그 이후의 우리는 어떤 가정을 이루고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부부가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평생 한 사람만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은... 설레지만 두려운 일. 쉽지 않은 길.


정말 준비해야할 것을 준비하자. 누구보다 특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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